中 유학생 ‘입국 러시’…광주·전남 대학가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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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학생 ‘입국 러시’…광주·전남 대학가 ‘관리 비상’
  • /박주영 기자
  • 승인 2020.02.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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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일 호남대 유학생 150명 첫 긴급수송
전남대·조선대 등 26~28일 대거 입국 예정
2주간 자가격리…개별 입국자·비용 등 고민
입국 예정자 3000명 육박…2~3주가 분수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광주 입국 뒤 격리되고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지난 13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기숙사에서 창문을 통해 안부를 전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광주 입국 뒤 격리되고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지난 13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기숙사에서 창문을 통해 안부를 전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박주영 기자=중국인 유학생들의 국내 입국이 본격화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강을 늦춘 광주·전남 대학들이 대형 버스를 동원해 긴급수송에 나서는가 하면 기숙사에 자가격리 시설과 감염통제 시스템을 속속 갖추는 등 유학생 관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개별 입국 유학생들과 교외 거주 유학생들에 대한 관리는 여전히 고민거리이고, 중국내 이동과 공항 등 출·입국 과정에서 감염 우려도 적잖아 중국인 유학생 관리는 앞으로 2∼3주가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광주·전남 대학가에 따르면 광주지역 4년제 종합대, 2∼3년제 전문대 소속 학부와 대학원에 재학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11개 대학에 2551명으로, 베트남·우즈벡·몽골·미국·일본 등을 포함한 전체 외국인 유학생(6323명)의 40.3%에 이른다.

이들 중 중국 음력 설인 춘절(春節)을 맞아 중국 각지에 체류중인 유학생은 2024명에 이르고, 나머지 527명은 국내에 머물고 있다.

중국 55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체결한 영암 세한대(옛 대불대)와 전남 동·서부권 대학까지 감안하면 춘절 연휴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를 중국 국적 유학생은 3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호남대가 896명으로 가장 많고, 전남대 585명, 조선대 264명, 남부대 113명, 광주대 73명, 세한대 60여 명, 광주여대 58명, 광신대 21명, 송원대 11명 등이다. 광주보건대와 조선이공대도 각각 2명과 1명이 중국에서 체류중이다.

이들의 국내 복귀는 18일부터 본격화돼 26∼28일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대학이 개강일을 당초 3월2일에서 16일로 2주일 연기하면서 입국일도 대부분 2월 말로 늦춰졌다.

광주·전남에서 가장 많은 962명의 중국인 유학생을 둔 호남대는 초비상이다. “한 번 뚫리면 끝장”이라는 심정으로 유학생 수송에서 관리, 격리해제까지 전담부서와 직원들을 배치해 촘촘히 대비하고 있다.

당장 오는 18~19일 국내입국 유학생 150명에 대한 첫 긴급 수송에 나선다. 특별입국 절차를 무사히 통과하고 나면 인천공항에서 안정화 기숙사인 ‘면학관’까지 전세버스 3대를 이용해 직접 수송한 뒤 2주일간 자가격리할 예정이다.

캠퍼스 서쪽 끝에 위치한 면학관은 4인1실 75개실로, 3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유학생들의 건강과 정서적 안정을 위해 2인1실로 개조했다. 면학관에는 관리자를 배치했고, 교외에 머무는 유학생은 ‘위챗’ 등 SNS단톡방을 통해 실시간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교내 곳곳엔 열화상감지카메라를 설치하고, 대대적인 방역도 실시할 예정이다.

585명이 중국 체류로 미입국 상태인 전남대도 26∼28일 대거 입국할 것으로 보고 매일 46인승 버스 최소 6∼7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입국 즉시 대학 내 선별진료소를 경유하도록 하고, 등교 중지와 일자별 단톡방을 운영키로 했다.

대학보건진료소를 24시간 운영하고, 기숙사 내에는 격리동을 마련하고, 비기숙사생들을 위해선 국제협력과에서 단톡방을 운영하고, 각 단과대학에서 교차 점검하기로 했다. 교내식당과 도서관 등에서는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했다.

290여 명이 입국할 예정인 조선대는 오는 27일 24명의 교환학생을, 3월9일엔 10명의 한국어 연수생을 인천공항에서 직접 태워 광주캠퍼스로 수송하고, 이달 25일부터 유학생들의 입국이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입국날짜와 학교 도착시간 등을 일일이 체크해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민영돈 총장을 본부장으로 대응본부를 꾸려 24시간 비상근무 상황을 이어갈 예정이고, 기숙사와 국제관, 도서관을 중심으로 9대의 열화상카메라도 설치했다.

최대 113명이 입국할 예정인 남부대의 경우 아예 입국시기를 3월27일 이후로 늦추도록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메일과 문자메시지로 안내하는 한편 최대 4월 중순까지는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광주대와 광주여대, 세한대, 송원대, 광신대 등도 적게는 500개, 많게는 1600여 개의 마스크를 확보하고, 격리시설을 마련하는 동시에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대한 그릇된 이미지가 심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지도도 병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별 또는 삼삼오오 입국할 유학생도 적지 않아 잠복기 여부와 지역 노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기숙사 이외 시설에서 생활하는 유학생도 상당수에 달해 이들에 대한 관리와 자가격리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또 중국내 버스이동이나 공항 수속 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데다 무증상 입국 후 양성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긴장의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기숙사 정원이 넘치거나 공간이 부족해 국내 학생들을 별도 격리할 시설 마련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코로바19가 소강상태긴 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엔 이르다”며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하면 이달 말부터 2주일, 길면 3주일이 코로나 방역의 중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정부, 지자체, 대학이 합심할 때”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직원은 “수송에서 격리, 기숙사 개조와 관리 등으로 적잖은 비용이 예상된다”며 “국가나 지자체의 재정 지원도 솔직히 필요한 대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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