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4월 온라인 개학’ 광주·전남 교육계 또다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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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4월 온라인 개학’ 광주·전남 교육계 또다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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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3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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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연기에 “불안감 여전, 잘한 일” vs “피로감·혼란” 찬반
대학 온라인 수업 ‘부실 논란’ 속 초·중·고까지 확대 고육책
접속불량 여부·스마트기기 보급률·쌍방향 콘텐츠 등 관건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 준비하는 광주지역 초등교사. /뉴시스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 준비하는 광주지역 초등교사. /뉴시스

[광주타임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교육부가 3차례 개학 연기에 이어 사상 첫 ‘4월 중순 온라인 개학’ 카드를 꺼내들면서 지역 교육계가 또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긴급돌봄과 방과후학교는 물론 고3 수험생과 대학생까지 개학 연기와 온라인 수업에 따른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대면 집합수업을 주로 하는 학원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 “여전히 불안, 잘한 일” vs “또 연기, 개학 피로감”
오는 6일로 잡았던 개학 마지노선이 다시 한 번 연기된 것에 대해 지역 교육계의 반응은 찬반으로 갈리고 있다.

상당수 학부모들은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6주째 유지되고, 전국 일일 확진자수가 여전히 세 자릿수를 넘나 들며, 18세 이하 미성년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등교 개학’은 ‘시기 상조’라는 반응이다.

2명의 초등생 자녀를 둔 신모(42·광주 동구)씨는 “아이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수업이나 급식, 놀이과정에서 집단감염이 되진 않을까 솔직히 우려되고, 학교 밖 사정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미 여러 사례에서 드러났 듯, 밀집공간에서는 감염자가 1~2명만 나와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도 크다.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OECD 회원국 대부분이 시행 중인 9월 학기제를 이 기회에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온다.

볼멘소리 역시 적지 않다. 지난달 2일에서 9일, 16일, 다시 오는 6일로 연기된 데 이어 4번째 연기가 현실화되면서 ‘개학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육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직장맘은 “몸도 불편하신 시어머니에게 초등 2학년생 아이를 한 달 가량 맡겨왔는데 더는 면목이 없다”고 말했고, 한 전문직 여성은 “부부 모두 시외근무여서 ‘친정 찬스’에다 시부모님까지 3명이 돌아가며 애를 봤는데 인터넷 개학까지 하면 학습지도는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긴급 돌봄 실질 참여율은 광주만 놓고 보면 유치원이 30.2%, 초등은 2.1%에 그치고 있다.

9월 학기제에 대해서도 “시설과 교원을 늘려야 하고, 입시나 채용, 고시 일정도 죄다 수정해야 하는 등 사회적 비용과 혼란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 여전하다.

 ■ ‘허점 투성-부실 논란’ 온라인 수업 어쩌나
감염 방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온라인 수업에는 불안과 불신, 시스템 하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마저 부정적 여론이 적잖다. 앞서 지난달 16일 원격 강의를 개시한 대학은 곳곳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초·중·고 역시 시범실시 단계에서부터 문제점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

접속오류는 기본이고, 연결되더라도 쌍방향 소통은 ‘마음 따로, 현실 따로’다.

대학의 경우 파워포인트 돌려막기나 유튜브 영상 땜질, 과도한 숙제, 실습과목 대안 부재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아예 다른 대학의 엉뚱한 교수 강의자료를 돌리기도 한다. 예체능 계열, 실습 위주 과목은 영상으로 대체하는 곳도 많다. 쌍방향 피드백이 중요한 어학계열은 발음이 잘 안들리거나 즉각적인 소통이 쉽지 않아 부실 운영되는 곳이 적지 않다.

몰아치기 수강, 저작권 논란, 촬영 장비 부족 등도 골칫거리다. 도서관 휴관으로 대학 주변 스터디 카페에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이럴 바엔 수능을 한 차례 더 준비하는 게 낫겠다”는 푸념도 이어지고, 일부 대학에서는 총학생회 주도로 등록금 반환운동이 일고 있다.

초·중·고 사정도 복잡하다. 광주의 한 초등교사는 “한글을 배우지 않고 입학하는 학생도 있어 저학년의 경우 수준별 학습이 필요한데도, 온라인수업을 하면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정에 인터넷과 컴퓨터가 없는 학생은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태블릿PC를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존 등 인터넷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곳을 어떻게 해소할 지, 사용가능한 스마트 기기는 단 한 대인데 자녀가 2명 이상인 가정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마련할 지도 과제다.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중간고사 역시 문제고, 수행평가로 대체할 경우 또 다른 혼란도 예상된다.

한편 교육계가 4차 연기 끝에 온라인 개학을 선택, 사회적 거리두기 기조를 유지하면서 학원가에도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광주지역 학원 휴원율은 한때 50%에 육박했으나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돼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현재 휴원한 곳은 한 자릿수(7.9%)에 그치고 있다. 감염을 우려해 학원은 기피하는 대신 소수 그룹 과외나 고액 개인과외로 인한 사교육비 증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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