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600㎜ 물폭탄’에 쑥대밭…곳곳 생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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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600㎜ 물폭탄’에 쑥대밭…곳곳 생채기
  • /박효원 기자
  • 승인 2020.08.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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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사망·1명 실종, 이재민 3174명 발생
농·축·수산 피해 속출…농경지만 6823㏊
10일부터 태풍 영향 다시 ‘비’…최대 300㎜ 예고
9일 하늘에서 본 나주 영산강 중류 구간 대홍수 침수현장. 불어난 강물이 지천으로 역류하는 바람에 지난 8일 오후 3시30분께 문평천 제방이 붕괴돼 수마가 덮친 나주 다시면 복암·가흥·죽산들 농경지 532㏊(160만평)와 복암리 고분군 일부가 이틀째 물속에 잠겨 있다.											   /나주시 제공
9일 하늘에서 본 나주 영산강 중류 구간 대홍수 침수현장. 불어난 강물이 지천으로 역류하는 바람에 지난 8일 오후 3시30분께 문평천 제방이 붕괴돼 수마가 덮친 나주 다시면 복암·가흥·죽산들 농경지 532㏊(160만평)와 복암리 고분군 일부가 이틀째 물속에 잠겨 있다. /나주시 제공

 

[광주타임즈]박효원 기자=광주·전남지역에 사흘 가까이 최대 60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시간당 90.8㎜의 강한 비로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했다. 산사태·급류로 10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강과 하천 범람으로 도농 곳곳이 물바다로 변해 3174명이 터전을 잃거나 임시 거처로 옮겼다. 농·축·수산물 피해도 지속해 불어나고 있다. 

 

■ 최고 612㎜ 물폭탄, 시간당 90㎜↑폭우

9일 광주시·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0시부터 이날 정오까지 누적 강수량은 담양 612㎜를 최고로 광주 533.7㎜, 화순(북면) 517.5㎜, 장성 457.5㎜, 나주 385.5㎜, 구례 351.5㎜ 등이다.

시간당 최고 강수량은 광주공항 90.8㎜(8일 오전 9시 6분부터 오전 10시6분 기준), 담양 봉산 87㎜ 등을 기록했다. 광주 공식 관측지점인 북구 운암동 기상청에도 8일 오전 6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 82㎜의 폭우가 쏟아졌다.

광주기상청은 북상하는 제5호 태풍 장미(JANGMI)의 영향으로 오는 10일부터 광주·전남에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강수량은 100~200㎜, 지리산 부근 등 많은 곳은 300㎜이상이다.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경우 피해 복구 차질과 추가 피해 발생도 우려된다.

 

■ 물폭탄에 10명 사망·1명 실종, 이재민 3174명

기록적 폭우에 전남에서 9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광주에서는 1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곡성군 고달면 하천에서 실종됐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8일 오전 10시42분께 화순군 한천면 한 마을에서 60대 남성이 농수로 정비 중 급격히 불어난 빗물에 휩쓸려 숨졌다.

8일 오전 6시25분께 담양군 금성면 야산에서 무너진 흙이 주택을 덮쳤다. 70세 여성이 구조 직후 숨졌다.

같은 날 오전 4시께 담양 봉산면의 한 주택에서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던 8세 남아는 신고 접수 9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7일에는 오후 8시29분께 곡성군 오산면 한 마을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주택 5채를 덮쳤다. 매몰된 주민 5명 모두 숨졌다.

8일 오전 5시께 담양군 금성면 대곡교차로에서 후진하던 차량이 하천에 떠내려가 운전자가 실종 상태다.

광주에서는 8일 오후 1시57분께 북구 신안동 모 오피스텔 지하에서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비 피해 상황을 살펴보려다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담양 대덕면 주택 1채 파손으로 1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기도 했다.

범람과 침수 여파에 따른 이재민 현황(9일 오후 3시 기준)은 광주 400명(복귀 7명), 전남 2774명(복귀 149명)으로 집계됐다. 전남 이재민은 영산강·섬진강 수계에 사는 주민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 무너지고 잠기고, 도농 곳곳 피해 속출

 영산강·섬진강 수계 강물이 넘치면서 재산피해도 잇따랐다. 광주에서는 공공시설 299곳이 피해를 봤다. ▲도로 286곳 침수·파손 ▲가로수 12곳 ▲단수 1곳이다.

광주 사유시설 침수·파손 피해 현황은 ▲주택 326곳 ▲하수도 92곳 ▲농경지 38곳 ▲석축 옹벽 23곳 등 733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차량 300여 대도 침수됐다. 북구 동림동 사설 납골당 지하에 안장된 납골묘 1800기도 물에 잠겼다.

전남 지역 공공시설 131곳도 피해가 났다. ▲하천 시설 6곳(담양 창평·오례·금현천, 화순 동천, 구례 서시천, 영광 불갑천) 제방 일부 유실 ▲도로 114곳 침수·파손(62곳 복구 완료) ▲철도 경전선(순천~광주 송정) 선로 5곳 토사 유입과 전라선(익산~여수) 다리 1곳 침수 ▲곡성·구례 하수처리장 등 상하수도시설 6곳 등이다.

곡성 배감 저수지 제당 30m, 화순 서성제 방수로 사석 15㎡, 담양 금연제 제방 20㎡도 훼손돼 응급 복구 중이다.

전남에서는 주택 1898채가 침수·파손·매몰됐다. 농·축·수산 분야 피해도 속출했다. 함평·영광·나주·곡성·담양·장성 등지에서 볏논 6202㏊가 침수됐다. 시설 작물 317㏊, 밭작물 211㏊, 과수 93㏊도 물에 잠기거나 낙과·도복·유실 피해를 입었다.

11개 시·군에서 축산농가 126곳이 침수·매몰 피해를 봤다. 가축 721마리가 물에 잠기고, 217마리가 폐사됐다. 곡성·구례·화순 양식장 8곳이 침수돼 뱀장어·메기 등 어류 4324만 마리가 유실됐다.

이밖에 구례 전통시장, 섬진강 어류 생태관, 민물고기 연구소, 보건소 2곳, 광주테크노파크 등도 침수 피해가 났다.

 

■ 섬진강 10년 만에 범람…곳곳 교통 통제

구례·곡성 일대 섬진강 강물이 10년 만에 범람했다. 영산강도 수위가 올라 호남 홍수관리 지역 15곳에 전방위적으로 홍수특보가 내려졌다.

강 지류·소하천인 장성 황룡강 단광천, 담양 광주호·증암천, 구례 서시천, 곡성 금곡교, 장성 야은리 하천 등의 물이 넘쳐 주변으로 흘렀다.

교량 수위 상승과 범람으로 전라선과 광주역을 오가는 열차 운행도 일부 중단됐다가 이날 오전부터 재개됐다.

다만 송정∼순천, 순천∼목포, 순천∼장성 간 등 경전선 3개 구간 열차 운행은 철로 유실 등의 문제로 시설물 복구가 더뎌 최소 사흘가량 운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8일 광주공항 활주로 양쪽 끝 부분 일부가 침수되기도 했다. 8일 오후 6시40분부터 이날 오후 2시40분 사이 광주공항에서 제주·김포·양양을 오가는 항공기 35편이 결항됐다.

현재는 정상 운항 중이다.

광주 지하철 1호선은 평동역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평동역을 뺀 나머지 노선만 운행하고 있다. 광주·전남 일대 하천 주변 도로와 다리 하부도로, 일부 지하차도 곳곳도 통행이 금지됐다. 

광주시·전남도는 호우 피해 상황 파악과 복구 작업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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