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단수에 폭염까지…구례 수재민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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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단수에 폭염까지…구례 수재민 ‘삼중고’
  • /구례=황종성 기자
  • 승인 2020.08.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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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로 생채기 가시지 않은 상황에 더위 덮쳐 악취 속출
일상 복귀 최소 두 달 이상, 폐사 가축 현황도 집계 안 돼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 모 주택 3층에서 한 수해민이 가재도구를 치우고 있다.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 모 주택 3층에서 한 수해민이 가재도구를 치우고 있다.

 

[구례=광주타임즈]황종성 기자=구례군 수재민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폭우·홍수로 인한 수마(水魔)의 생채기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 폭염주의보와 단전·단수까지 겹치면서다.

11일 구례군 등에 따르면, 홍수의 직격탄을 맞은 구례읍 양정마을의 수해 피해 복구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구례에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8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섬진강 지류 서시천 제방이 붕괴, 읍내와 이 마을 전체가 잠겼다.

마을 115가구 대다수가 침수 피해를 봤다. 주택 10여 채가 붕괴됐고, 절반 가량은 부분 파손됐다.

전기와 수돗물 공급도 끊겼다.

상수도 공급은 수도관 공기 제거 뒤 이날 오후 재개될 예정이지만, 전기 공급은 전선 교체 등으로 최소 나흘 이상 걸릴 것으로 구례군은 보고 있다.

급수가 이뤄져도 식기류를 쓰지 못하고 식료품이 부패돼 정상적인 취사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농·축산 농가 시설물도 부서져 당분간 생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물에 떠내려가 죽은 가축 폐사 현황도 집계되지 않았다. 사육하던 소 1600여 마리 중 절반 가까이가 죽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구례 전역에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지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전날 태풍 ‘장미’ 영향으로 비가 또 내려 가재도구를 미처 말리지 못했는데, 이날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가축 폐사와 주택 침수에 따른 악취가 곳곳에서 나고 있다.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복구 작업을 돕고 있는 공무원·군인·자원봉사자들도 열악한 환경과 폭염에 힘겨워하고 있다.

마을 주민 200여 명은 복구 작업 전후 친척집 또는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는데, 일상에 복귀하려면 최소 두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홍수로 기름을 먹은 소·돼지가 추가 폐사할 가능성과 경기도 모 소각처리 업체에 죽은 소를 보내야 하는 과정 전반도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수해 대비용으로 만들어둔 볏짚 수천 개(원형 비닐)가 마을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데, 이를 처리하는 방안도 고충으로 꼽히고 있다. 과수·하우스 농가 안으로 휩쓸려온 물 먹은 볏짚을 처리하려면 농경지가 추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양정마을 전용주 이장은 “구례읍내 전체가 홍수 피해를 봤다. 재해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비용도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재난지역 선정과 각종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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