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신덕저수지 녹조 몸살…“개선사업 이후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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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신덕저수지 녹조 몸살…“개선사업 이후 더 심각”
  • /박효원 기자
  • 승인 2020.10.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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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公 사실확인‧원인규명·방제작업도 늑장 ‘도마’
농업용수개선에 25억 원 예산 투입…“공사 하나마나”
농어촌公 “주변 밭 액비 등 원인” 주장…수년전부터 경작
지난 여름 긴 장마후에도 해남군 화원면 신덕저수지 전체에 녹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여름 긴 장마후에도 해남군 화원면 신덕저수지 전체에 녹조가 지속되고 있다.

 

[광주타임즈]박효원 기자=최근 해남군 화원면 신덕저수지 전체가 지난 여름 긴 장마가 끝난 직후 부터 ‘녹조’로 가득 차 그 원인을 두고 말들이 많다.

특히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이하 해남지사)가 지난 2017년부터 2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수질개선사업을 준공 한 이후 녹조가 더 심각해져 원인에 따라 책임 공방도 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해남지사가 녹조현상에 대한 사실 확인과 원인규명도 차일피일 미루다 최근에서야 뒤늦게 방제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늑장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 당시 신덕저수지의 수질은 생활환경기준 VI등급(매우나쁨)으로, 농업용수 수질기준에 해당하는 IV등급(약간나쁨)을 초과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해남지사는 신덕저수지의 수질을 농업용수 적합 등급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난 2017년 25억 원을 투입하고 ‘신덕지구 농업용수 수질개선사업’을 진행해 다음 해 준공했다.

하지만 지난여름 긴 장마 이후 신덕저수지에 대규모 녹조현상이 발생하면서 해당 사업에 대한 실효성 ‘의문’과 사업이 녹조에 직접 원인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문가에 따르면 녹조는 여름철 수온상승, 강한 햇빛 유기물 유입, 느린 유속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하지만 올해는 평년보다 장마기간이 길어 이번 녹조를 수온상승이나 강한 햇볕 탓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으로 수질개선사업이 녹조현상의 직접 원인이 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수질개선사업을 했다고 하는데 녹조만 생기고 뭐가 좋아진 건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수질개선사업 전에는 녹조는 없었는데 돈 들여 녹조만 사온 격이 됐다”며 사업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한 “도대체 해남지사가 수질개선사업 이후 수질에 대한 정확한 공지를 주민들에게 하고 있지도 않았다”며 “그 많은 돈을 무엇 때문에 ,누굴 위하여, 어디에 사용했는지 밝히고 녹조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내 놔야 한다”고 사업 자체 실효성을 지적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해남지사는 녹조발생 사실조차 최근에 인지했으며, 일부 언론들의 지적에 대해 “전혀 파악된 것이 없다”고 답해 “사업과 행정의 일관성마저도 저버린 무책임한 공무원들이다”는 주민들의 날선 비난에 직면했다.

한편, 지난 12일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국감을 통해 농어촌 공사 사업예산에 ‘저수지 녹조 방제’ 사업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제를 위해 유지관리사업비(직접비)의 일반 사업 경비 중 일부를 제거제 구매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사 93개 지사가 방제를 위해 비축한 녹조 제거제를 지사 간 ‘돌려막기’로 방제하고 있어, 인근 지사에 보유한 제거제가 없을 경우 방제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주 의원은 국감에서 “녹조 방제사업비가 없어 녹조 제거제를 지사끼리 돌려막기로 사용한다는 것은 관심 부족으로 보인다”며 “녹조는 독성을 띠고 있어 녹조 농업용수를 사용할 경우 농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녹조 방제를 위한 예산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관련 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 관계자는 “이번 신덕 저수지의 녹조는 주변 밭에서 흘러나온 액비와 비료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제작업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덕 저수지 주변의 밭은 올해 만들어진 밭이 아니라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경작해 온 밭들인 것으로 확인돼 해남지사의 해명은 “석연치 않다”는게 주민들의 반응으로 좀 해남지사가 좀 더 명확한 해명을 내 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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