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은행나무수목원 ‘핫플’ 등극…주민들은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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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은행나무수목원 ‘핫플’ 등극…주민들은 ‘고통’
  • /박효원 기자
  • 승인 2020.11.09 18:1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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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마을 울력으로 조성…유일한 진입로 주민들 생업인 ‘농로’
관광객들 증가로 농번기 등에 외지인·경운기 등 뒤섞여 생계 방해
주민들 “농작물 짓밟고 차들 흙먼지로 농작물 피해 극심…매일 고통”
지난 4일, 남평은행나무수목원 진입로 앞. 최근 SNS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관광객들이 급증한 이곳에 주민들의 고통이 묻어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난 4일, 남평은행나무수목원 진입로 앞. 최근 SNS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관광객들이 급증한 이곳에 주민들의 고통이 묻어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나주시 남평읍 소재 ‘은행나무수목원’이 최근 SNS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고즈넉했던 시골마을이 사람들로 가득차고 있다. 하지만 소문만 듣고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은행나무수목원 초입부터 내걸어진 현수막을 통해 주민들의 숨겨진 고통을 알게 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50년 전 마을에서 울력으로 조성한 은행나무 길이 수목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회차별로 짚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나주은행나무수목원과 주민들 진입로 문제 갈등 <1>

[광주타임즈]박효원 기자=나주시 남평읍 소재 ‘은행나무수목원’이 최근 SNS 핫플레이스로 떠올라 관광객들로 가득차고 있다.

하지만 수목원으로 지정한 전남도와 나주시가 진입로 문제로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어 마을의 진정은 요원하기만 하다.

지난 2015년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개인도 영업 목적의 정원과 수목원을 등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전남도는 지난 2018년부터 민간정원과 사립수목원 등록 확대를 통해 관광자원으로 활성화 시킬 계획을 밝혔다.

남평은행나무수목원 또한 이 사업과 관련, 지난 2019년 3월부터 전남도에 사립수목원으로 등록돼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사립수목원으로 정식 등록된 이후 수목원 내에 카페가 만들어지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었고, SNS·블로그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평일·주말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로 붐비는 ‘핫플레이스’가 된 것이다.

문제는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수목원의 유일한 진입로가 남평읍 광촌·풍림마을 주민들이 수십 년 전부터 일구고 사용해온 ‘농로’라는 점이다.

특히 단풍철과 농산물 수확기가 맞물린 최근 수개월동안 관광객들의 차량과 경운기, 사람들이 농로에 한데 뒤섞여 주민들이 생업에 막대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경운기와 자전거로 밭을 오가야 하지만 수목원을 찾는 사람들과 승용차로 농로가 꽉 차 밭에 한 번 가려면 힘들어 죽겠다”며 “거기에 관광객들이 농작물을 짓밟기도 하고 차들이 일으키는 흙먼지 때문에 농작물 피해도 극심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나이든 어른이 사고를 당한 경우도 있고 접촉사고 비용을 배상해 준 일도 있었다”며 “조용하던 마을이 수목원이 들어서고 나서 사람들에 부대끼고 겪지 않을 일 까지 겪으면서 나날이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지난 10월 11일 수목원 소유자의 아들 황모씨가 수목원 진입로 문제로 항의하는 풍림마을 (前)이장 이모씨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이씨는 “수목원 바로 위 밭에서 트렉터를 끌고 내려오는데 농로가 관광객 차들로 꽉 막혀 지나갈 수가 없어 수목원 사장에게 항의를 했다”며 그날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씨는 “수목원 사장에게 항의를 하자마자 바로 옆에 있던 그의 젊은 아들이 저를 주먹과 발로 때려 저는 바닥에 쓰러졌고, 쓰러진 이후에도 계속 짓밟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했다.

이씨는 또한 “저는 당시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입원했지만 이제까지 그 집 사람들에게 전화 한 통, 사과 한 마디 받지 못했다”며 “오히려 저 뿐만 아니라 항의하는 주민들에게도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하겠다고 갖은 엄포와 협박을 하고 있다”고 격분했다.

주민들은 “50년 전 마을 어르신들이 울력을 통해 은행나무길을 조성해 뒀더니 어느 날 갑자기 외지 사람이 들어와 마을주민들의 생업을 방해하고 나선 것이다”며 “이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모양새로 전라도 말로 얼척 없다는 것이요”라고 마을의 현재 상황을 기막혀 했다.

이와 관련 수목원 소유자(황씨 아버지)는 “이씨가 먼저 트렉터로 진입로를 막고 있어서 제가 트렉터를 빼달라고 했으나 비켜주지 않았고, 저와 이씨가 먼저 욕설과 몸싸움을 시작했고 이를 보고 있던 저의 아들이 나중에 이씨를 때리게 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전남에는 11곳의 민간정원과 4곳의 사립수목원이 지정 됐으며 총 지난 해 2억 원, 올 해 3억 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다.
<▶관련 기사 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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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2020-11-22 09:23:36
싫다 이런 곳 가지 말자.

황승환 2020-11-20 12:19:07
나주 은행나무 수목원 관련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나주은행나무 수목원 대표입니다.
이런 글을 쓰기까지 한달여 동안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습니다.
● 2014년 “남평 은행나무길” 과 “매실농장” 이 너무 좋아 아내와 남은여생을 자연에서 살고싶어 현 수목원 부지를 구입하였습니다.
2014년 부터 본인이 아무런 계획도 없을 때 관광객 분들이 각종 SNS를 보고 “남평은행나무길”을 관광하기 위하여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관광객 (약 30만명 추산)이 남평역~남평오거리(약 1KM) 구간 2차선 도로변, 남평역, 마을주변 등에 관광객 차량이 주차하기 시작해서 마을 주민들의 불편이 야기 됐습니다.
현 수목원 부지는 개인 사유지로 전 소유자는 50년 동안 철조망으로 경계를 쳐서 관광객의 출입이 금지 되었으나 본인은 먼 곳에서 오신 많은 분들의 요청에 의하여 본인 농장

주암호 2020-11-16 09:54:29
은행나무 수목원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을이면 설레임이 있던 곳인데... 저런 사정이 있었네요. 마을 사람 험담 글은 그 마을에 한 번 가보고 하시고.. 수목원 사장님은 그곳을 돈벌이 수단 으로 보지마시고 그냥 옛 모습으로 돌려 놓으면 좋겠습니다. 옛 은행나무수목원은 정말 평안한 가을 정경이었습니다. 본래의 숲이 아니면.. 그곳을 찾는 발길도 멈출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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