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영끌’…작년 가계빚 사상 첫 1700조 넘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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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영끌’…작년 가계빚 사상 첫 1700조 넘은 듯
  • /전효정 기자
  • 승인 2021.01.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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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00조 원대에서 7년 만에 1700조 원대

 

[광주타임즈]전효정 기자=지난해 가계가 진 빚이 사상 처음으로 17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집값·주가 상승 등에 따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 주식 투자)’ 광풍이 지속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활자금 수요까지 더해진 결과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은행과 제2 금융권 등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모두 40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은행, 비은행, 기타금융기관 등 가계대출 잔액에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을 더한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은 1682조1000억원에 달했다. 4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을 감안하면 지난해 가계빚은 1720조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1000조원대로 올라선 가계빚이 7년 만에 1700조원을 뚫은 것이다.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연중 112조원으로 1년 전(56조2000억원) 수준의 두 배에 달했다. 은행 가계대출만 100조7000억원 불어나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가계빚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각종 생활자금 수요에 주택매매 자금, 전세자금, 주식투자 자금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주택매매 거래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계빚 증가세를 부추겼다. 전국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180만호로 전년(157만호)보다 23만호 증가했다. 주식 빚투 열풍으로 신용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영향도 컸다. 은행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지난해 역대 가장 큰 폭인 32조4000억원 폭증했다.

가계빚이 단기적으로 부실화될 가능성이 낮지만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금융안정에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게 한은의 진단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가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낮아지고, 연체율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가계부채 부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과 함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상당히 가팔라졌기 때문에 부실 위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올해 가계대출 추이를 지켜보면서 관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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