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 하늘길 열리는데…흑산공항 13년 표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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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 하늘길 열리는데…흑산공항 13년 표류 ‘한숨’
  • /박효원 기자
  • 승인 2021.03.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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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공항 법안 발의 3개월만에 28조 공사…정치논리
주민생명 직결 1800억 원 흑산공항은 13년째 ‘하세월’
흑산공항 조기착공 촉구. /뉴시스
흑산공항 조기착공 촉구. /뉴시스

 

지난달 26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지켜 본 전남 신안군 주민들은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지난 2008년부터 추진된 흑산도 소공항 건설은 13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으나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법안 발의 3개월만에 통과됐다.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눈앞에 둔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이날 특별법 통과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고 사전타당성조사도 간소화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해 활주로 2개와 국내선 청사, 군 시설까지 옮겨 지으려면 28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흑산공항 건설에 필요한 사업비는 1833억원이다. 54만7646㎡ 부지에 길이 1.2㎞, 폭 30m의 활주로를 지어 50인승 비행기를 이착륙 시킬 수 있는 소형 공항이다.

신안군은 매년 36만명이 찾고 있는 흑산도와 홍도 등 부속도서의 접근성과 섬 주민들의 교통기본권 제공을 위해 흑산도에 소규모 공항 건설을 추진해 왔다.

흑산공항이 개항하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7시간 이상 소요되는 이동시간이 1시간대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공항건설 부지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의 국립공원 계획 변경안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 공항건설 위한 국립공원 변경 회의 순연…회의일정 ‘미정’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수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경제성, 안전성, 환경성을 놓고 찬반 의견이 맞서면서 심의가 계속 보류됐다.

결국 신안군은 흑산공항 부지에 대한 국립공원 계획 변경안이 환경을 중시하는 민간위원들의 반대로 통과되기 어렵다고 보고, 흑산도를 아예 국립공원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흑산공항 예정부지를 국립공원에서 제외하는 대신 4.3배에 달하는 신안지역 갯벌을 대체부지로 제공하는 국립공원 대체 편입지역 변경안을 제출했다.

이 변경안이 국립공원 구역조정 총괄협의회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연속 통과해야 공항건설이 가능해진다.

구역조정 총괄협의회는 지난해 말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해 1월로 연기됐다가 다시 3월말로 순연됐다. 하지만 현재 이마저도 열린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다.

 

■ 흑산공항과 동시 추진 울릉도공항은 지난해 이미 착공

이를 지켜보는 신안군민들은 답답함을 하소연한다.

더욱이 국토부가 도서지역 접근성 개선과 교통불편 해소를 위해 흑산공항과 동시에 추진했던 울릉도공항은 지난해 11월에 착공했다.

울릉도공항 부지는 국립공원이 아닌 국가지질공원(인증)에 위치해 있어, 별다른 장애요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흑산공항 건설은 주민들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흑산도 배편은 2019년 기준 최소 54일에서 반나절이상 결항이 110여일에 달할 정도로 해상교통여건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신안군은 흑산도와 홍도, 가거도 주민들은 해상교통 불안 등으로 응급 상황 발생 시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2월말에는 흑산도와 홍도지역에 코로자19 확진자가 방문하면서 접촉자 80여명에 대한 검사가 필요했으나, 해상주의보로 인해 3일 뒤에야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일윤 흑산공항 건설대책위원장은 “흑산도 소형공항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 막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고 울릉공항이 이미 착공한 만큼, 지역균형발전과 섬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서라도 흑산 소형공항 건설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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