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걸음’ 마창진, 경찰 눈썰미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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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걸음’ 마창진, 경찰 눈썰미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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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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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배전단 수차례 보며 마창진 인상착의·신체특징 익혀
마창진, 수배전단과 다른 복장, 가방에 소주 소지…여윈 모습
“마창진씨 맞죠” 묻자 뒷걸음질 치다 자포자기하고 “맞다” 시인
장흥에서 위치 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성범죄자 마창진(50)씨가 도주 17일째이자 공개 수배 6일째인 지난 6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지난달 말 마씨의 주거지 일대를 수색하고 있는 모습. 				          /전남경찰청 제공
장흥에서 위치 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성범죄자 마창진(50)씨가 도주 17일째이자 공개 수배 6일째인 지난 6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지난달 말 마씨의 주거지 일대를 수색하고 있는 모습. /전남경찰청 제공

 

[광주타임즈]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뒤 행방이 묘연했던 성폭행범 마창진(50)이 17일만에 경찰에 붙잡힌 건 순찰을 돌던 젊은 경찰관의 남다른 눈썰미가 결정적 단초가 됐다.

7일 장흥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30분께 김재현 순경(29)은 경광등을 끈 순찰차를 타고 어둠이 짙게 깔린 장흥군 장흥읍 예양리 토요시장을 살피고 있었다.

17일 동안 꼭꼭 숨어지내온 수배범의 행적을 혹여나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경찰은 ‘지난 5일부터 마창진이 장흥군 기양리 일대 지인집에 다녀갔다’는 제보를 받고 인근 토요시장~주거지 1.5~4㎞ 일대에서 전방위 수색을 벌여왔다.

인적이 끊긴 상점가를 살피던 김 순경의 눈이 순간 번뜩였다. 한 남성이 가판대에 바짝 붙어 팔자걸음을 걷는 것을 확인한 것.

수배 전단지에서 수차례 본 마씨의 특징, ‘팔자걸음’ 네 글자가 번뜩 떠올랐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장감이 엄습했다.

30~40m 멀찍이 떨어져 있어 형태는 흐릿했지만, 순간 ‘촉’이 왔다. 심야시간 시골 시장을 배회하는 사람도 드물 뿐더러 팔자걸음을 걷는 사나이를 발견해서다.

김 순경은 곧장 112 상황실에 ‘마창진씨를 발견한 것 같다’며 불심검문을 예고했다. 이내 순찰차를 후진해 남성이 있는 곳까지 이르렀다.

김 순경은 차량에서 내려 3m 앞 남성과 마주했다. 남성은 수척한 상태였다. 수염이 나고 얼굴 살도 말랐다.

수배전단에 나온 마씨의 이미지와도 사뭇 달랐다. 남성은 연보라색 긴팔 상의·회색 트레이닝바지·검정 신발·에코백을 착용했다.

그러나 김 순경은 팔자걸음 남성이 마씨임을 확신했다. 그동안 수 차례 살폈던 전단지 속 마씨의 이목구비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던 터라 확실한 믿음이 생겼다.

지체없이 김 순경은 “마창진씨 맞죠?”라고 물었고, 해당 남성은 순간 당황한 듯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김 순경이 뒤쫓아와 재차 이름을 묻자, 그는 자포자기한 상태로 ‘(내가 마창진) 맞다’고 시인했다.

마씨의 두 손에 수갑이 채워진 것은 같은 날 오후 11시 35분. 마씨는 그간의 행방과 도주 경위를 묻는 대답엔 묵묵부답이었다. 대신 “밥을 잘 못 먹어서 건강이 좋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씨의 가방 속엔 생수 1병과·소주 2병과 전단지 속 찍힌 형광색 바람막이가 들어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장흥경찰서 형사팀은 마씨를 곧바로 보호관찰소에 인계했다.

김 순경은 “수배 전단지를 수차례 보며 마씨의 인상착의와 신체특징 외운 것이 도움이 됐다”며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경찰관들이 고생하는 만큼 신속히 사건이 해결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순찰을 했다”고 밝혔다.

마씨는 과거 청소년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5년간 복역한 뒤 2016년 출소했으며, 7년 동안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았다.

마씨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인 지난 6월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지난 7월 31일 피해여성이 고소장을 내 입건됐고,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뒤 경찰의 증거물 분석 과정에 달아났다. 보호관찰소 공개수배위원회는 마씨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자 심의를 거쳐 지난 1일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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