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성 ‘진원딸기’] “사계절 내내 신선한 딸기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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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성 ‘진원딸기’] “사계절 내내 신선한 딸기 맛보세요”
  • 광주타임즈
  • 승인 2021.10.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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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영 장성 진원딸기 대표
하우스 장미 홍수로 모두 잃었지만, 고정관념 깨고 ‘도전’
온도 유지·화분화 기술로 전남 최초 ‘철없는 딸기’ 수확
단단하고 상큼한 과육·맛, 입소문 타고 전국서 방문
진원딸기 대표 윤혜영씨가 딸기 순을 손보고 있다.
진원딸기 대표 윤혜영씨가 딸기 순을 손보고 있다.

[광주타임즈]박효원 기자=“홍수로 평생 키워온 장미를 잃었을 때 정말 막막했지만, 여름 딸기라는 결실을 맺게 됐을 때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장미농장 대표에서 딸기농장 대표로 변신한 장성군 진원딸기 대표 윤혜영(65)씨의 이야기다.

아담한 마을에 위치한 진원딸기 농장, 하우스 문을 열기 전부터 후끈한 열기와 함께 달달한 딸기 향이 새어 나왔다. 

일정한 높이에 매달려 있는 빨간 딸기가 탐스럽기만 하다.

진원딸기 농장에서는 불과 1년 전 만해도 딸기가 아닌 장미꽃이 자랐었다.

지난 해 여름 전국을 강타한 집중 호우 당시, 윤 씨의 장미하우스 전체가 침수됐고 수확을 앞두고 있던 장미도 모두 잃었다.

간신히 복구를 마치고 다시 장미농사를 지으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장미 모종을 구할 수 없던 것이다. 

모종 대부분이 수입산이기 때문에 주문을 해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도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그때, 윤 씨의 머리에 불현 듯 떠오른 것이 바로 ‘딸기’였다.

윤 씨의 하우스는 다른 비닐하우스 보다 층고가 매우 높고 접이식 알루미늄 부직포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내부 열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던 탓이다.

또 냉·난방시스템과 화분 내에 차가운 물로 온도를 유지하는 수로가 설치돼있어 적정온도를 유지하는데도 안성맞춤이었다.

사계절 내내 딸기 생육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미 갖춰졌던 것이다.
여기에 딸기 재배기술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화분화’도 어렵지 않았다. 윤 씨가 수년간 장미를 키우면서 쌓아올린 화분화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윤씨는 “탄탄한 입지를 다졌던 장미농사를 접고 업종을 갑자기 변경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대규모 온도유지 시스템과 특별한 화분화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은 있었다”고 당시 상황과 확고했던 의지를 설명했다.

결국, 윤 씨는 지난해 9월 장미가 심어져 있던 자리에 딸기 모종을 심었고,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6월 마침내 ‘여름딸기’ 결실을 거뒀다.

윤씨는 “강원도나 무주같이 여름에도 서늘한 곳에서는 딸기가 종종 나오는데 따뜻한 전남에서는 어렵다고 들었다”며 “여름에 딸기를 재배하는 하우스는 전남에서 아마 처음일 것이다”고 전했다.

진원딸기는 단단한 과육과 상큼한 맛이 장점이다. 
진원딸기는 단단한 과육과 상큼한 맛이 장점이다. 

그래서일까, 아직 판매를 시작한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진원딸기를 찾는 농장주와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이곳을 찾은 한 손님은 “창원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름에는 딸기 케이크를 찾는 손님이 많아도 딸기를 구할 수가 없어 만들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장성에서 여름 딸기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직접 찾아왔다”며 “실제로 와서 맛보니 음료나 베이커리용으로 적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가워했다.

첫 수확 이후 4개월째 하루에 3~400kg 정도의 딸기를 수확하고 있는 윤 씨는 이대로라면 여름 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딸기 수확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윤씨는 “딸기 모종을 3월과 6월로 두 파트로 나눠 서로 엇갈리게 심은 뒤 한쪽이 크는 동안 한쪽은 수확을 하는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다”며 “여기에 온도유지 시스템과 화분화 기술이 있어 1년 365일 매일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

진원딸기는 단단하고 상큼한 과육이 일품이며,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별다른 세척 없이 바로 섭취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윤씨는 “딸기 농장으로선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사계절 내내 수확이 가능한 딸기농장으로 발전해 나가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딸기는 통상 겨울부터 봄에 수확해 유통하는 계절 과·채소에 속한다. 

딸기의 제철은 5~6월이지만, 상품성이 균일하지 않은 노지 재배대신 하우스 딸기 농사가 대세가 된 이후부터 사실상 딸기는 겨울을 대표하는 과일이 되고 있다.

농가들에 따르면 출하 물량 중 겨울딸기는 연간 수십 만 톤에 달하는 반면, 여름딸기는 겨울딸기 대비 1~2%에 불과해 고품질 여름 딸기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전남 최초 ‘철없이’ 사계절 딸기를 생산하고 있는 장성 진원딸기가, 전남 딸기 농가들에  ‘철없는 딸기’ 새 바람을 몰고 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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