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살’ 사과없이 떠난 전두환…시민들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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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학살’ 사과없이 떠난 전두환…시민들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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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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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 빌 수 없다, 후손들이 사과해야” 냉소 분위기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90세. 사진은 1980년 전두환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제공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90세. 사진은 1980년 전두환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제공

 

[광주타임즈]대한민국 제11대, 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가 23일 오전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들은 전씨의 죽음에 놀라면서도 수많은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전씨가 사과도 없이 사망했기에 명복은 빌 수 없다는 반응을 주로 내놨다.

시민 정영한씨(26)는 “쪽팔림은 있었을까, 요령을 피워서 말년에 과연 편하긴 했을까란 생각”이라며 “대통령까지 한 사람인데 여생이 정말 비루했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씨(29)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만 남겨진 이들은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유감”이라며 “전씨의 후손들이 이를 사과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민 강민재씨(25)는 “가족에게는 애도의 말을 전한다”면서도 “’땡전’ 전두환씨가 욕 먹으면 오래 산다는 걸 몸소 보여준 것 같아 멋지면서도 호사인 것 같아 불쾌하다”고 했다.

시민 박모씨(40)는 “천년만년 평생을 누리면서 살 것 같았는데 결국 이렇게 떠나니 허탈하다”라며 “끝까지 사죄하지 않고 떠난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씨(61)는 “사람의 죽음은 언제나 슬프다고 하지만 사과도 없이, 추징금 몰수도 없이 사망한 전씨의 사망 소식은 전혀 슬프지도 않고, 안타깝지도 않다”며 “명복은 당연히 빌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시민 김화진씨(52)는 “마지막 순간까지 5·18 유가족에게 사과 한마디 없다는 것 자체가 본인이 맞다고 믿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노태우도 사과를 했는데, 그와 너무 다른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라고 했다.

10월26일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씨는 노 전 대통령과 육군사관학교 11기 동기로 1952년 첫 연을 맺은 뒤 생도 시절 방을 같이 쓰고, 12·12 군사 쿠데타를 함께하는 등 오랜 친구이자 동지였다.

시민 이모씨(50)는 “약 한 달 전 노태우씨의 사망이 영향을 준 것 같다”며 “평생의 동반자인 노씨의 사망에 전씨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타격을 입었을 것. 병도 앓고 있지 않았나”라고 했다. 전씨는 최근 혈액암 일종의 ‘다발성 골수종’을 앓아왔다.

시민 김모씨(52)는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씨가 같은 해에 죽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신기하면서도 씁쓸하다”라며 “인간 욕심의 끝을 볼 수 있던 사람들의 마지막이라는데, 그들의 마지막은 어떤지 장례식장에 가볼까 싶기도 하다”라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전씨의 공과에 대해서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씨가 대통령이던 시절 치안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좋았다는 입장이다.

시민 박용민씨(61)는 “권력을 잡는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기억 속엔 그가 대통령하던 시절이 제일 잘 살던 시절”이라며 “치안 문제도, 경제 발전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했다.

박씨는 “사교육도 다 없애고, 주거 문제도 안정돼 있었다”라며 “그 당시 중산층이 제일 두꺼웠던 것 같다. 다만 5·18 문제는 확실히 잘못했다”고 했다.

시민 박현웅씨(52)는 “개인적으로는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에 안타깝다”면서 “사과를 했다면 비난을 덜 받았을 것 같은데”라고 했다.

시민 이모씨(66)는 “흔히 말하는 조폭들은 전부 삼청교육대로 보냈고, 과외나 학원은 운영할 수 없던 시절이다 보니 본인이 노력만 하면 잘 살 수 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며 “5·18 문제나 독재 등에 대해선 안타깝지만 그런 문제만 아니라면 당시 많은 서민들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23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유족은 전 전 대통령의 유언에 따라 화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은 가족이 미국에서 서울로 돌아온 후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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