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母 배은심 여사 별세…광주시민사회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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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母 배은심 여사 별세…광주시민사회 ‘애도’ 물결
  • /전효정 기자
  • 승인 2022.01.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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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민주화 헌신’ 국민훈장 모란장 받아
“민주화운동의 우산같은 분…고인의 명복을”
지난해 6월 9일 서울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열린 제34주기 이한열 추모식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6월 9일 서울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열린 제34주기 이한열 추모식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전효정 기자=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던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별세했다. 향년 82세.          

9일 광주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가 이날 오전 조선대병원에서 숨졌다.

배 여사는 최근 지병이 악화돼 수술을 받은 뒤 귀가했지만 전날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다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눈을 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여사는 1987년 6월 항쟁의 불씨가 된 이한열 열사의 모친으로 아들이 민주화 투쟁을 하던 중 최루탄에 맞아 숨졌다는 것을 알고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 가입해 대학생, 노동자, 농민 등의 민주화 시위·집회 현장에 참석했다.

1998년에는 유가족협의회장을 맡아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22일 동안 국회 앞 천막 농성을 이끌었다.

지난 2019년에는 용산참사 투쟁에도 참여했으며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2020년 6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도 배은심 여사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배 여사의 별세 하루 전날 함께 있었던 김순 광주전남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은 “이 열사가 품었던 뜻을 고스란히 펼칠 수 있는 사회가 아직 오지 않았는데 벌써 명을 달리하셨다”고 설움을 토해냈다.

김 집행위원장은 “생전 배 여사는 아들뿐 아니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셨던 모든 분을 위해 큰 노력을 해오셨다”며 “특히 이들을 예우하는 민주유공자예우법의 시행을 위해 지난달에는 추운 날씨에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8일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두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는 전국 각지의 민주유공자예우법 추진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장들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비치기도 하셨다”며 “그런데 하루 만에 이런 비보를 접해 황망하고 슬프다. 이제는 모든 걱정을 털어놓으시고 편히 잠드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홍성칠 광주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지난 연말께 만난 배 여사는 ‘우리 한열이가 바랐던 세상은 이게 아닌 것 같다.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의지를 다지는 등 굳센 모습을 보였다”며 “강단 있는 목소리로 단체들에 힘을 불어넣어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일 전체 지역 시민사회단체 합동시무식에 참석하시기로 했지만 병 탓에 끝내 뵙지 못했다. 너무나 한스럽다”며 “민주유공자예우법의 통과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돼 너무나 안타깝다. 남은 우리가 배 여사의 뜻을 받들어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류봉식 광주진보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민주화운동과정에서 많은 열사분을 응원해주시고 상징적인 역할을 해주셨던 우산같은 분이었다. 배 여사의 빈자리가 클 것 같다”고 애도했다.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도 “사적인 자리에서 만났을 당시 봤던 따뜻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대정부 관련 질문 때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등 든든한 힘이 됐다”며 “좋은 사람들이 자꾸 떠나가니 가슴이 매우 아프다”고 애통해했다.

지난 3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배 여사는 8일 퇴원했다가 다시 쓰러져 9일 오전 5시 28분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숨졌다.

배 여사는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아들인 이 열사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것을 계기로 민주화운동에 헌신해왔다.

배은심 여사의 빈소는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분향소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북구 망월동 8묘역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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