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 직시’ 해동문화예술촌 ‘폭력에 관한 성찰’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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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 직시’ 해동문화예술촌 ‘폭력에 관한 성찰’ 展
  • /담양=조상용 기자
  • 승인 2022.05.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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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노순택·하태범·조정태 작가 초청
조정태 작가 ‘별이 된 사람들-문명’. 							       /담양군 해동문화예술촌 제공
조정태 작가 ‘별이 된 사람들-문명’. /담양군 해동문화예술촌 제공

 

[담양=광주타임즈]조상용 기자=담양군문화재단 해동문화예술촌이 2022년 두 번째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해동문화예술촌은 오는 14일부터 아레아갤러리에서 ‘폭력에 관한 성찰’ 전시를 연다.

이 전시는 호남권의 주요 역사와 문화에 기반해 주제를 잡았으며, 세 명의 초청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폭력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을 넘어 새로운 철학적 사유의 촉발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현대 철학의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인 ‘폭력’ 개념은 철학, 사회학, 정치학 분야 등에서 다양하게 분석된다. 폭력에 대한 사유나 성찰은 폭력을 무엇과 대비시키느냐, 혹은 어떻게 구분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양상과 양태, 그리고 성격이 규정된다.

폭력을 단지 물리적이거나 파괴적인 어떤 힘을 넘어, 인간의 본성과 사회, 문화 전반에 깃든 근원적인 특성으로 이해할 때, 비로소 관객은 그 원인과 근거에 대해 성찰할 수 있다.

본 전시에 초청된 세 작가 모두 ‘현실’에서 출발한다.

노순택의 사진은 다큐멘터리다. 그가 현장에서 직접 찍기에, 더 나아가 그곳에서 장기간 거주하기 때문에 그의 사진의 다큐멘터리성은 더욱 부각된다.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그에 대한 허구적인 해석 대신 현실 자체를 전달하고자 하는 매체로서 사진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그의 사진이 사회적인 현실과 사건을 기록하는 데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대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 현실의 모순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점에서 보도 사진과는 구별된다. 그는 그 자체로 펼쳐진 현실적 상황의 장면을 관찰하고 기다리면서 채집한다.

하태범은 사회적 이슈를 대한는 자신의 태도 즉, 기사를 보며 커피 한잔을 마시는 자신이 방관자적으로 사건을 이미지로 소비한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 사건은 자신의 기억에서 가물거리는 데 새로운 사건은 또 발생한다.

이는 작가 자신의 행위에 빗대어 사회적 이슈에 대면하는 경험의 문제를 냉철히 바라보며 보도된 폭력에 대한 현대인의 부족한 공감 능력을 설명한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후의 보도 사진을 종이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사건을 쉽게 단순화하거나 생략한다.

전쟁, 테러, 재난 참상에 대한 보도 사진의 원본 사진에서 발생한 부상당한 인물, 시체, 파편화된 조각들, 풍경, 그리고 색채 등이 제거된다. 흰색의 모형이 보도 사진의 모습을 갖추면 사진을 찍는다.

조정태는 미대 졸업 이후, 오랫동안 현실 참여자로 활동(광미공, 이후 민미협)했다.

그러나 민주화 운동 이후에도 다각적으로 나타나는 현실의 폭력성에서 그가 마주하며 몰입한 것은 ‘행동’보다는 ‘회화’ 작업이었다.

회화에 관한 갈증은 현실 참여를 통해 지속해서 나타났던 현실 비판적 성향과 예술적 서정성이 농축된 그의 회화 작업과 결합해 그 절정을 이룬다.

폭력의 원인과 행사 방식이 훨씬 더 치밀해지고 교묘해짐으로써 더 많은 폭력이 초래되는 오늘날, 그리고 폭력과 인간의 본성, 또 그것과 맥을 같이하는 폭력의 정당화, 인간의 문명이 폭력 위에 구축됐다는 곤혹스러운 현실 앞에서, 이 전시는 여전히 진행되는 다양한 일상의 폭력 현상에서 출발해 폭력에 관한 철학적 성찰을 제공할 것이다.

21일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톡톡톡’도 함께 참여해 대중에게 더욱 폭넓은 이해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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