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運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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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運命)
  • 광주타임즈
  • 승인 2022.12.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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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광타춘추]박상주 주필=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축복은 내일을 베일로 가려 놓은 것’이라고 한다. 아무도 알 수 없는 내일이 있기에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꿈을 꾸고 희망과 설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일이란 참으로 알 수 없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를 모르기에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불안을 느낀다고도 한다.

하늘같이 믿고 있었던 일들이 깨지기도 하고, 전혀 바라지 않던 일들이 생기기도 하고, 세상일이란 꼭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 것을 보면 세상만사에 절대의 공식이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죽도록 부지런히 일해도 늘 가난하게만 사는 사람, 평생을 놀다가도 한방에 팔자를 고친 사람,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능력이 있지만 늘 그늘에 가려져 있는 사람, 빈축과 욕을 먹다가도 하루아침에 빛을 보는 사람들.

아무리 생각하고 궁리해도 알 수가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세상사이다. 그래서 관상과 사주가 생겼고 점장이나 역술인이 등장했는지도 모른다.

또한 그래서 생긴 말이 ‘줄과 빽’이요, ‘요령과 사바사바’, “실력이나 스펙만 갖고는 되지 않는다”는 처세의 명언이 생겨나지 않았나 싶다.

하다 하다 안되면 굿이라도 해보고 그래도 답답하면 하느님도 불러보고 부처님과 온갖 신들을 찾아본 후 결국은 하는 말이 팔자소관이요, 신의 뜻이요, 운영이라고들 한다. 

세상의 사건은 모두 미리 그렇게 되도록 정해져 있고, 인간의 노력으로 그것을 바꿀 수 없다고 믿는 운명론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두가 힘없고 나약한 실패의 변이요, 허탈의 넋두리가 아니겠는가. 모두가 그렇다면 모든 일이 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는, 무슨 맛으로 또 무슨 힘으로 무슨 희망으로 산다는 말인가. 

정말로 그렇다면 너무나 무섭고, 너무나 기막힌, 너무나 슬픈 일들이 아니겠는가.

내 노력의 댓가를 빼앗기고 내 능력의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내 인생의 보람을 저버린 채 요령과 기회와 빽과 줄의 농간으로 아첨과 돈과 권세의 장난으로 산다거나, 운명의 노예로 살아간대서야 어찌 사람의 도리라 하겠으며, 제정신으로 제 뜻으로 사는 인간이라 하겠는가.

그러한 사람, 그러한 인생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니요, 차라리 눈뜬 송장이라 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 인구의 고작 0.2%에 불과 하지만 영향력은 그 어느 민족보다 대단한 유대인들은 인생이란 운명론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척할 대상이며, 귀하게 태어나는 인생과 천하게 태어나는 인생에 차이가 없다고 믿는다고 한다. 흙수저냐 금수저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고 어떻게 살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종교에 사로잡혀 있지만 탈종교적이고,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융통성이 있는, 운명론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그들은 진정 지혜로운 민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사필귀정(事必歸正)’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하지 않는가?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고 결국은 자기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운명의 주인은 나요, 내가 운명의 창조자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세상일이 어렵고 힘들다고 해도 남을 원망하고 탓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세상사가 원칙이 없고 잘못되었다 해도 비탄에 잠기거나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바람은 스쳐 가고 구름은 떠나가기 마련이다.

오직 내 힘으로 내 뜻으로 우리들 인간의 의지로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고 창조해 나아가야 한다. 전생의 인연도 없고, 신이 예정한 운명도 없다. 우리에게는 선택과 행동만 있을 뿐이다. 

매화는 눈속에 피어야 아름답고 들국화는 모진 서리를 맞을수록 그 향기가 깊으며, 세상만사 모든 일들은 뿌린대로 거두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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