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IC 좌·우측 진출 모두 ‘위험’…전면 백지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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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IC 좌·우측 진출 모두 ‘위험’…전면 백지화 불가피
  • /임창균 기자
  • 승인 2023.03.1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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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도 평가 최종 보고회…“사고 위험 최대 14.3배 높아”
당초 우려했던 좌측 진출로 뿐 아니라 우측도 위험도 커
광주시장 “애초 지점 선택이 잘못…활용안, 감사 등 고민”
광주 지산IC 설계변경 전후. /광주시의회 제공
광주 지산IC 설계변경 전후. /광주시의회 제공

 

[광주타임즈]임창균 기자=1차로 좌측 진출로에 따른 안전성 문제로 개통이 지연된 광주 제2순환도로 지산나들목(IC) 진출로가 진출 실패율과 사고 위험도 모두 매우 높은 것으로 전문용역 결과 드러났다.

대체 방안으로 거론됐던 우측 진출로 역시 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게 나타나 지산IC는 전면 백지화가 불가피하게 것으로 보이고, 예산 낭비를 둘러싼 책임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동안 ‘지산IC 진출로 교통사고 예측 및 위험도평가 용역’을 실시한 결과, 지산IC 주변 터널과 진출로 간 이격거리가 너무 짧아 일반적 진출로보다 실패율이 최대 8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구간별 사고건수 예측 분석 결과에서도 최소 9.9배에서 최대 14.3배까지 높아 일반적 진출로에 비해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시는 이날 배일권 기획조정실장과 외부전문가,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 중회의실에서 최종보고회를 열고, 용역기관이 수행한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 등을 보고 받고 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현장실사, 교통량 조사와 함께 도로기하구조 등을 활용한 3D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을 구축, 운전자의 주행행태 분석과 미시적 교통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지산IC 현재의 모습인 왼쪽 진출로를 이용했을 경우, 최초 설계안인 오른쪽으로 진출로가 건설됐을 경우, 완공 당시 설치한 안전구조물을 그대로 두고 운행했을 경우, 추가 안전구조물을 설치한 뒤 운행했을 때 등을 비교 분석했다.

우선, 운전자 가상현실(VR) 주행실험 결과 지산IC 진출 실패율은 일반적 진출로 대비 4가지 대안의 실패율이 2.4∼8배 증가했다. 특히 터널과 진출로 간 이격거리(각각 18m, 5m)가 짧아 좌·우측 진출 방향에 관계없이 실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출실패가 사고와 100% 직결되진 않지만 급정차, 급차로 변경 등 돌발상황으로 2차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일반적 진출로는 실패율이 5%인 반면 좌측은 40%, 우측은 35%, 노면유도선을 통한 좌측 진출 12%, 시선유도봉 등 시설 보완을 통한 좌측 진출로 16% 등이다.
주행속도 분석에서는 좌·우 진출로 모두 급감속이 나타나 둘 다 사고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좌측의 경우 지산터널과 산수터널 직후 급감속이 나타났고, 특히 지산터널에서 두암교차로 방면이 시야 확보 부족으로 더 급격한 감속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사고 예측분석 비교 결과는 일반적 진출로 대비 9.9∼14.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교통안전시설물을 보완 설치할 경우에도 사고발생 위험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또 교통흐름 분석에서는 진출차로에서 차량 지체 등 불안정한 교통 흐름이 발생했다. 차량 상충 분석 결과 역시 진출로가 없을 때보다 2.7∼7.0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행하는 차량 간 서로 영향을 주는 상충횟수의 증가로 교통사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진출로를 운영하지 않을 때에 비해 좌측은 6.6배, 우측은 5.4배에 달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좌측으로 빠지는 것도 위험하지만 우측도 (진출이) 매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결국 그 지점을 선택한 것이 잘못됐다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지방선거와 인수위원회, 그리고 취임 이후에도 지산IC에 대해선 폐쇄돼야 한다는 게 변함없는 입장”이라며 “만약 폐쇄한다면 활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 다른 브릿지를 만들건지, 의회 감사 요구는 어떻게 밟을 것인지 차분히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산IC는 77억원의 사업비(설계비 6억 여원 포함)를 들여 양방향 총연장 0.67㎞ 폭 6.5m의 진출로로 신설됐으며, 설계와 보상은 광주시가, 공사는 제2순환도로 1구간 민자법인인 광주순환도로투자㈜에서 맡았다.

두암타운 등 인근 통행차량을 분산시켜 교통 흐름이 개선되고, 시민 쉼터인 무등산과 지산유원지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기형적 도로구조 탓에 혼잡과 역주행이나 급정거, 접촉사고 등 안전사고가 늘 염려돼왔다.

당초 우측 방향으로 계획했으나 주민설명회 과정에서 소음 피해와 분진,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방향을 좌측으로 변경해 달라는 민원이 이어져 주민과 전문가, 경찰청 등과의 수차례 협의를 거쳐 좌측 방향 진출로로 최종 결정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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