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타임즈=의학칼럼]이지혜 후한의원 진료 원장=‘살을 빼기 위한 몇가지 방법’ 중 하나로 반드시 들어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스트레스 받지않기’이다. 현대인이라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데 이 스트레스가 살을 찌도록 유발한다.
인체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면, 혈중 아드레날린 호르몬 농도와 포도당이 상승해 혈당 수치를 높인다. 그렇게 높아진 혈당은 두뇌와 근육이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때 아드레날린과 함께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는 간에서 포도당을 생성시켜 혈당을 증가시키는데, 문제는 신체는 혈당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인슐린 분비량도 따라 늘린다는 것이다. 인슐린은 인체 내에서 혈당을 낮추는 유일한 호르몬이지만 동시에 인체 내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만으로도 살이 찌게된다.
인체의 사지는 인슐린에 민감하지 않은 반면에 얼굴과 등은 인슐린에 민감하기 때문에 스트레스형 비만인 사람들은 대부분 팔 다리에는 살이 없지만, 얼굴과 복부, 등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는 현대인의 특징적인 모습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코르티솔은 식욕을 올리는 호르몬인 그렐린은 증가시키고 포만감을 느끼게하는 렙틴이란 호르몬은 감소시켜 입맛이 돌게 한다. 결과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에 무방비하게 노출된다면 고탄수화물, 고칼로리의 자극적인 음식에 저절로 손이 가 살이 찌게 된다.
스트레스가 단지 다이어트만 망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몸의 정상 대사 과정을 방해해 같은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체지방이 더욱 빠르게 오르게 할 수 있다. 호주 Garvan 의과학 연구소의 Herbert Herzog 박사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체지방 세포의 활동을 촉진시켜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스트레스 환경에서 고지방, 당분이 많은 먹이를 공급받은 쥐들은 똑같은 종류의 먹이를 받았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쥐들에 비교해 체지방의 증가가 더욱 높았다. 뿐만 아니라 만성 스트레스는 피로, 체중 증가, 혈당의 불안정, 식욕 증가, 면역 기능의 저하로 각종 성인병과 같은 신체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인 셈이다.
다이어트를 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이어트가 힘들어지니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땐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한방치료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 홍익병원 가정의학과팀이 체중 감량 방법별 성공률 등을 분석해 발표했는데, 대중적인 8가지 체중 감량법 가운데 성공률 1위는 계획적인 한약 복용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한의학에서는 비만을 인체와 기타 외부적인 원인을 통해서 발생한 질병으로 바라보며 습(濕)이나 담(痰)과 같은 인체 내 체액대사의 이상으로 인한 비생리적 체액의 저류로 인해 비만이 유발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사람의 체질과 그 원인에 따라 분류해 치료가 들어간다. 특히 스트레스의 경우, 간울형(肝鬱型) 혹은 칠정형(七情型) 비만으로 분류해 치료하며 일찍이 스트레스로 인해 다이어트를 실패해왔다면 도움을 받아봄직하다.
한의학에서는 주로 한약과 비만약침, 전기분해침 등을 통해 체중 감량과 체지방 분해를 돕는다. 특히 한약의 치료는 식욕 억제와 함께 식사량을 줄이는 데서 오는 심한 공복감, 무기력, 어지러움, 구역감, 변비 등을 최소화하는데에도 주안점을 두고 치료가 들어간다. 몸의 힘듦을 최소화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없애 다이어트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셈이다.
‘다이어트 기간은 평생’이라는 말이 있다. 다이어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건강을 관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규칙적인 생활 습관, 올바른 식습관, 적당한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다이어트를 즐긴다면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게 살 빠진 자신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現) 후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석사과정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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