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새정치, 기득권 내려놓는 진정성 있는 혁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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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새정치, 기득권 내려놓는 진정성 있는 혁신해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6.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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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정치와 떨어져 보니 국민 원하는 정치가 보여”

박 대통령, 국회법 거부권…정치권 길들이기 악용
4·29 재보선 새정연 후보지지, 대의적 판단 따른것
U대회 북한참가, 정부·광주시는 끝까지 노력해야
시민들의 준엄한 뜻에 부합하는 역할 진지하게 고민

[광주=광주타임즈]진태호 기자=지난 1년여간 현실정치에서 비켜나 있어보니,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정치가 되레 또렷하게 보이더라는 이용섭 전 국회의원 (한반도미래연구원장).
이 의원은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의 사활을 걸고 혁신을 꾀하고 있지만, 자칫하면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으로 민심을 오판하는 오류를 또다시 재현 할 수도 있다며 당 지도부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주문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 혁신수석·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장관·국회의원 등을 지내며 탁월한 행정가적 관록과 유불리를 떠난 원칙과 소신있는 정치적 결단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갖고 있다. 또 지방선거 이후에는 한반도미래연구원을 창립하고 중국사회과학원초빙연구원으로 활동하는 등 광폭행보로 담금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호남정치의 믿음직한 잠룡(潛龍)군으로 여전히 굳건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는 이 의원으로 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방향과 향후 정치계획을 들어본다.

■ SNS를 보니 최근 지리산 종주하셨던데 체력이 받쳐주던가?
→ 얼마전에 1박2일로 35.5km의 지리산 주능선 종주산행을 다녀왔다.
이틀 모두 하루 13시간 이상 산을 탔다. 힘들었지만 저의 실패 때문에 고통받고 좌절하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걷고 또 걸었다.
남명 조식선생 말씀처럼 ‘산을 보고 물을 보고 그리고 인간을 보고 세상을 보는’ 좋은 기회였다.

■ 지난해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정치외곽에서 활동하셨다. 현재의 정치권 어떻게 보나?
→ 숲을 벗어나야 숲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 현실정치에서 떨어져 있으니 정치가 더 잘 보인다. 국민들이 정치권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고 있다.
현 정치권은 여야를 구분할 것 없이 국민을 위한 정치보다는 정치인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 같다. 이제 우리 정치 수준도 경제규모에 맞게 책임있고 품격있는 정치를 해야한다.
해결책은 정치권에 자정기능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이 제대로 된 정치인을 선택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심판해 줘야한다.
그래야 정치인이 국민 무서워할 줄 알고 올바른 정치를 할 것이다.

■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국이 경색되고 있는데 대통령 거부권 어떻게 보나?
→ 박근혜대통령의 리더십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대통령은 더 이상 정치권과 힘겨루기 하는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국민안전과 민생문제에 전념해야 한다.
“무능한 정부가 메르스보다 더 무섭다”는 민심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재난 및 위기관리시스템을 획기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우리경제가 지속적으로 안정성장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하는데 전념해야 한다.
박근혜대통령은 국회법개정안이 시행되면 “국정이 마비되고 정부가 무기력화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옳지 않다.
행정입법이 법률규정을 위반하지 않으면 개정법은 적용되지 않는 것이고, 설령 행정입법에 문제가 있더라도 여야가 합의를 해야 행정부에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현실에서 별로 시행될 여지가 많지 않은데 국정이 마비된다고 애기하는 과잉대응이다.
더구나 정의화국회의장이 대통령거부권을 예방하기 위해 여야가 합의해서 중재안까지 마련했지 않는가.
대통령이 새누리당 기강확립과 정치권 길들이기 위해 국회법개정안을 악용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 이 전의원은 전문성도 뛰어나지만 신중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보궐선거 마지막에 새정치민주연합후보를 지지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 새정치연합의 구태나 문제를 모르는 바 아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새정연은 지난해 납득할 수 없는 전략공천으로 나에게 많은 고통과 좌절을 주었다.
그렇지만 제1야당의 추락은 그들만의 불행이 아니라 국가적 불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의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야당이 건강하고 튼튼해야 정부 여당의 전횡에 최소한 제동이라도 걸 수 있다. 물론 새정연 지도부의 도와달라는 간절한 요구도 있었지만, 새정연 없이 당면과제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고, 또 국민들이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해오며 눈물과 한숨으로 키어온 정당이고 시민들이 논밭팔고 목숨바쳐 지켜온 정당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더라도 버리기 보다는 고쳐서 대의를 이뤄보자는 생각이었다.

■ 한편에서는 혁신위가 활동중인데 다른 한편에서는 분당움직임이 있는데 어떻게 보는지?
→ 국민과 당원들이 공감하는 수준의 절실한 변화와 혁신노력을 먼저해보고 그래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면 야권개편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런 노력도 해보지 않고 분당을 추진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고 야권 전체가 공멸의 길로 가는 것이다.
새정연은 지금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갖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기득권을 내던지는 창당수준의 충격적인 혁신을 통해 국민들께 감동을 드리는 변화를 만들어 내야한다.
지금은 혁신위의 분투를 기다리고 지켜봐야한다. 김상곤혁신위원회가 혁신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당력을 모아야 한다.
그러고 나서도 가능성이 안보이면 분당이나 창당을 논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본다.
긍정과 통합을 바탕으로 하는 비판은 혁신의 길이지만, 지금 일부 정치인들처럼 부정과 분열을 바탕으로 비판하면 파괴만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이 전의원은 청와대 혁신수석과 행정자치부장관으로서 대한민국의 혁신을 주도했던 경험이 있는데 김상곤 혁신위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혁신위 활동이후 새정연의 전망은?
→ 우선 문재인 대표 뿐만아니라 적어도 지도부는 당혁신에 정치생명을 거는 절실함이 있어야 하고 혁신위안을 과감하게 수용하는 의지표현으로 혁신위 활동을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혁신은 의지만 가지고 성공할 수 없고 전문성이 필요하다 김상곤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이 변화관리와 저항관리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저항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아닌말로 저항이 없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다.
저항관리의 요체는 계파들의 입맛에 맞는 혁신안을 만들어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혁신안을 만드는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메르스 사태나 대통령거부권 등으로 인해 문제가 일시 봉합되고 있지만, 앞으로 발표되는 혁신안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면 계파간 갈등이 더욱 노골화되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분당사태까지 갈수도 있을 것이다.
해결책은 지도부가 모든 기득권을 내던지는 충격적이고 감동적인 혁신을 통해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얻어내는 길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분당파들도 명분이 없고 내년 총선에서 당선가능성이 낮아 분당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 탈당한지 1년이 넘었고 당내 장애요인도 없는 것으로 안다. 입당 등 향후 정치일정은.
→ 시민들께서는 지난 4.29 재보궐선거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강한 요구와 함께 호남정치가 나아가야 될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지금은 시민들의 준엄한 뜻에 부합하는 정치행보와 책임 있는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제가 편한 길이 아니라 시민이 원하는 길, 시대정신에 맞는 길을 갈 것이고 그것이 정권교체와 호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성공적 개최를 위해 조언한다면.
→ 첫째는 메르스 청정광주의 이미지를 잘 지켜내는 것이 이번 광주U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윤장현 시장은 정치적 색채를 완전배제하고 범정부차원의 방역시스템가동과 예산 및 인력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중앙정부와 협조하고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
정부 또한 빈틈없는 안전방역시스템 구축내용을 대내외 알려 메르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
둘째는 북한선수단의 U대회 참가다.
북한이 광주U대회 개막을 2주일 앞두고 대회 불참을 통보해와 반쪽짜리 대회로 치러질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있다.
북한이 광주U대회 불참 이유로 꼽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서울 설치’에 대해 북한의 반응을 예측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 시점에 사무소 개설 계획을 발표한 것은 U대회를 통해 남북긴장을 해소하고 화해협력의 계기가 되길 희망한 국민과 광주시민들의 염원을 빼앗아 가버린 것이다.
남은 기간이라도 광주시장과 청와대 등이 나서 사태 해결을 위해 총력을 다해 성공적인 광주U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U대회 성공을 위한 자발적인 시민참여다.
U대회는 시와 조직위만이 준비하는 행사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대회 주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광주를 찾는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아야 한다.
170여 개국 2만 여명의 선수 한명 한명에 광주만이 갖는 따뜻함, 친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시민들이 민간 외교간 역할을 톡톡히 해내야 한다.
U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광주의 국제도시로서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 새정치민주연합과 광주시민들게 짧게 한말씀?
→ 정치민주연합은 이번에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정권 교체는커녕 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으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혁신안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한다.
정치를 극단화해서 일부계층의 지지만 받는 ‘존재감의 정치’를 청산하고, 민생과 안전문제를 책임지고 수권능력을 키우는 ‘공감의 정치’를 행동으로 실천해야한다.
광주가 정치적 소외와 경제적 낙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광주공동체가 지역차별에 대해 감정적 대응에서 벗어나 미래의 큰 이익을 보고 광주시민들의 역량을 저항적 에너지에서 창조적 통합적 에너지로 바꾸어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해야 정의로움과 풍요로움이 함께 하는 광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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