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가격 거품, 유통 혁신을

2013-12-26     광주타임즈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불안정한 축산물 가격은 최고 7단계나 되는 복잡한 유통단계 때문이다.

그 때문에 축산농가는 소값 등 축산물 가격 하락과 사료값 인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자는 되레 비싸게 사먹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어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 간 큰 괴리를 한시 바삐 메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축산물 소비자가격 중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보다 커져 절반 가까이 차지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은 비싸게 구매하고, 농가 수입은 되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간 정부가 ‘농축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내놓은 숫한 대책들이 실효성 없는 것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올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 4개 품목의 축산물을 대상으로 판매를 위해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드는 유통비용을 조사한 결과 49.8%로 지난해의 47.2%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들이 축산물을 1000원에 구입할 경우 유통비용이 지난해 472원에서 올해는 498원으로 상승했다는 의미다.

품목별로 보면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유통비용 비중이 지난해보다 커졌다. 쇠고기(한우거세 1+등급 기준)의 유통비용 비중은 45.4%로 작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유통 경로별로 보면 ‘농가→식육포장처리업체→백화점’ 단계의 유통비용 비중이 58.7%로 가장 컸다. 소비자가 백화점에서 쇠고기를 1000원에 구매하면 유통비용이 587원이고 농가 수입은 413원이라는 것이다.

‘농가→식육포장처리업체(가축거래상인 경유)→대형 마트’의 경우도 유통비용 비중이 55.7%로 높은 편이었고, ‘농가→협동조합 직매장’이 29.2%로 가장 작았다.

돼지고기(1등급 기준)는 유통비용 비중이 44.2%로 전년(43.3%)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농가→식육포장처리업체→대형 마트’ 단계가 61.6%로 유통비용 비중이 가장 컸고, ‘농가→정육점’이 31.7%로 가장 작았다. 닭고기(1마리 기준)는 유통비용 비중이 58.4%로 작년 59.0%보다 0.6%포인트, 계란(특란 10개 기준)은 52.8%로 작년(53.1%)보다 0.3%포인트 낮아졌지만 소비자가격에서 50% 이상을 유통비용이 차지했다.

이처럼 실제 유통 단계마다 붙은 중간 이윤이 쇠고기 소비자 가격의 42%나 차지한다고 한다. 축산 농가도 소비자도 모두 불만이 가득한 상황. 가격 거품을 줄일 수 있는 유통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소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 유통을 시장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정부가 직접 점검하고 잘못된 유통구조는 과감히 고쳐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소고기를 먹고 산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국민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 유통마진을 최소화할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