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 모 사립고 설립자가족 ‘추태’ 어디까지…맹비난

‘횡령’ 의혹 이어 ‘갑질’ 폭로 추가…“닭,개,돼지 잡아라” 만삭 교직원에 원룸관리·배달심부름까지…“결국 퇴사” 경찰 조사 중, 전·현직 직원 17명 “갑질 조사 해 달라”

2020-11-19     /박효원 기자

 

전남 무안의 한 사립고교. 설립자 가족들이 직원들에게 가축 도축을 시키는 등 '갑질' 정황이 폭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광주타임즈]박효원 기자=전남 무안 소재 모 사립고등학교 설립자 가족들이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이번에는 직원들에게 가축 도축을 시키는 등 ‘갑질’ 정황이 추가적으로 폭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들 가족들은 임신 8개월 직원에게 야근과 원룸관리, 배달 심부름 등을 시키는 추태까지 부린 것으로 알려져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를 주장하는 전·현직 직원 17명은 자신들이 근무했던 기간과 연락처, 피해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내용을 제보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의 내용들은 공통적이거나 구체적으로 서술됐으며, 성명과 근무기간,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주저하지 않고 공개하면서 사법기관을 통해 객관적 사실 확인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피해내용에 따르면 직원들은 설립자의 아내, 딸, 손녀의 원룸관리와 운전‧배달‧동물사육 등 개인적인 업무에 수시로 동원됐다.

해당 학교에서 30년을 근무했다는 A씨는 설립자 딸의 사적 모임 운전은 물론 손녀가 다니는 대학교에 매일 등하굣길 운전을 도맡아 해야 했다. 또한 이들의 밤늦은 시간 호출도 군말 없이 따라야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개인 원룸 수리와 청소, 설립자 가족 개인 땅 풀베기, 배달심부름 등 A씨는 자신 본래의 업무와 무관했던 온갖 허드렛일에 30년 동안 동원됐으며, 그 중 가장 끔찍했던 일을 가축 ‘도축’으로 꼽았다.

A씨는 “설립자 측 사택에서 닭, 돼지, 개 등을 키웠는데 가축들을 관리하는 일은 물론 도축까지 시켰다“며 “개, 돼지는 차마 잡을 수 없었지만  심한 날은 하루에 닭 15마리를 잡게 했다”고 몸서리를 쳤다.

그는 이어 “그때 트라우마로 아직까지 닭고기를 잘 못 먹는다”며 ”이 같은 일은 나에게만 시킨 것이 아니다”고 다른 직원들도 함께 갑질을 당했음을 폭로 했다.

그는 한 직원을 예로 12년 동안 함께 근무했던 직원 B씨를 이야기 하며 그 또한 도축과 설립자 가족들의 간병, 운전, 배달 일을 하는 등 사적인 일에 지속적으로 동원됐다고 전했다.

A씨는 또한 “설립자 딸이 무안군청과 전남도교육청 직원들에게 선물을 보낼 때 ‘선물을 택배로 보내면 성의 없다’면서 직접 배달토록 했다”며 “추석과 설 명절 2주 전부터는 행정실 전 직원이 배달 일을 해야 했다”고 수년 동안 무안군청과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선물을 전달했음을 폭로했다.

또한 설립자 가족들은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 등으로 인격 모독도 일삼아 직원들이 모욕감에 시달려 스스로 그만두는 일도 여러 차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일 해당 학교 교감(교장 직무대행)은 이들이 주장하는 사실들과 관련 “전혀 들은바가 없다”며 모든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전·현직 직원들은 “현재 교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교감은 우리들이 배달한 선물을 직접 받은 인물인데 모를 리가 있나”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으로 최소한의 부끄러움과 양심도 없는 사람이다”고 학교 교감을 꾸짖었다.

한편,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학교 기간제 교사로 재직중인 설립자 가족 주모씨 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