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몸값 올라가는 전남 무소속 단체장들

국민의힘 ‘교두보 확보 기회’ 공들이며 집중 공략 민주당, 갈등 겪었지만 ‘결국 우리 편’ 접촉 강화

2023-02-23     /연합뉴스 발췌
조수진(오른쪽) 국회의원이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장을 찾아 노관규 시장으로부터 현안 설명을 듣고 있다. /순천시 제공

 

[광주타임즈]국회의원 선거를 1년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남지역에서 무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텃밭에 교두보를 만들려는 국민의힘이 무소속 단체장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고, 민주당 소속 입지자들도 ‘러브콜’을 보내면서 무소속 단체장들의 행보에 지역 정치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2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전남 지역 22개 시·군 가운데 목포·순천·광양·강진·진도·무안·영광 등 7곳이 무소속 후보를 단체장으로 배출했다.

이들 시장·군수 지역은 전남지역 국회의원 10명 중 7명의 선거구에 포함돼 있다.

해당 지역 국회의원은 민주당 소병철·김원이·서동용·김승남·윤재갑·서삼석·이개호 의원이다.

무소속 단체장 7명 중 민주당 경선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인화 광양시장, 김희수 진도군수, 강종만 영광군수를 제외한 시장·군수 4명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박홍률 목포시장과 노관규 순천시장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갈등을 겪다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김산 무안군수는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며 강진원 강진군수는 민주당이 무공천을 선언하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들이 반(反)민주당 정서를 기반으로 당선되면서 보수정당인 국민의힘도 무소속 단체장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에서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만큼 지역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점도 국민의힘으로서는 매력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작년부터 호남지역 무소속 단체장들을 잇달아 만나 지역 현안 해결을 약속하는가 하면, 국비 확보에도 힘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단연 순천이다.

순천지역 최대 현안인 경전선 순천 도심 우회 사업과 관련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직접 현장에 내려와 지역 민심을 챙기는 등 정권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 이곳에서 2차례 당선된 이정현 전 의원과 함께 이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천하람 순천시갑당협위원장도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이면서 후보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소속 단체장들이 있는 지역구의 민주당 현직 국회의원들은 좌불안석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부분 후보와 갈등을 표출했기 때문에 돌아선 민심을 잡아야 하는 데다 무소속 단체장이 있는 곳은 그만큼 부담이 더욱 커졌다.

현역 의원들이 아닌 입지자들은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지지세를 얻기 위해 안간힘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체장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할 수 없지만, 단체장들의 행보는 무소속이든 우리 당 소속이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며 “무소속 시장·군수들은 특히나 갈등을 겪고 나가신 분들이 많아 선거 과정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감해 접촉면을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서 무소속 단체장의 위상 또한 달라진 게 느껴진다”며 “무소속이라 하더라도 단체장 조직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이들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