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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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과 소통
  • 광주타임즈
  • 승인 2021.03.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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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상담심리학 박사 최주숙=특정한 방식을 선호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개인의 깊은 내면을 흔히 ‘성격’이라고 합니다. 사람마다 문제 해결 방식, 선호하는 분위기, 좋아하는 취미가 저마다 다른데 이를 성격이라고 합니다. ‘다름’은 가까운 가계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먼 조상부터 면면히 이어져 왔으므로 선천성 선호경향이지요.

성격을 이해한다는 것은 사람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선천적 자신과 타인의 선천적 차이를 인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성격은 너는 나와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이 아니야라는 수용적인 태도인데요. 그래서 반대 유형 성격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기 성격의 부족점을 보완해 주는 반대 유형은 매력적이니까요. 커플 간에도 이런 이유로 결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결혼하게 되면 이 성격차이로 인해 갈등이 생기지요. 상황에 따라 자신과 잘 맞으면 성격이 좋은 사람이고, 다르면 성격이 ‘이상하다’ 또는 ‘나쁘다’가 되는 묘한 성질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외향형의 사람은 생각과 말이 내향형에 비해 빠르게 표현됩니다. 외향형의 이런 특성을 내향형은 생각이 얕다거나 이기적이라고 느낍니다. 외향형이 정말 배려심이 없거나 생각이 깊지 못할까요? 내향형 사람이 모두 이타적이고 생각이 깊지 않은 것처럼 외향형도 사람마다 다를 뿐이지요.

내향형 지인은 초등생 때 담임 질문에 대한 답을 알면서도 손을 안 들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아는 학생이 한 명도 없자 담임이 지명했고 정답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담임이 지인에게 “알면서 왜 손을 안 들었어?”라고 꾸중했습니다. 속을 잘 표현하는 외향형 사람은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내향형에게 ‘의뭉하다’라며 부정적 평가를 내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외향형이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면서 존재 가치를 확인받으려는 경향에 비해 내향형은 타인 인정보다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을 중시한다는 심리적 지식이 없기 때문에 빚어진 오해입니다.

 제가 참가한 성격유형 프로그램은 타인을 통해 나를 알게 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같은 유형끼리 조를 편성해 토론하고 유형별로 발표하다 보면 제가 다른 유형과 어떤 면에서 다른지 깨닫게 되니까요.

외향형 중에는 발표 상황에 적극적인 사람이 많은데요. 답을 정확히 알지 못해도 일단 손부터 들고 답을 생각합니다. 답을 못 찾으면 좀 체면이 떨어져도 별로 개의치 않으므로 생각을 바로 행동으로 옮깁니다. 제가 속한 외향성 강한그룹은 누가 과제를 발표할 것인지 별로 고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누군가 자기를 발표할 사람으로 지목해 주기를 바라고 있으니까요. 발표자 정하느라 한참 진통을 겪는 내향형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저도 발표하고 싶어 하는 조원들의 눈치 경쟁을 뚫고 무대에 몇 번 섰는데 제 발표 내용은 일목요연하지 못하고 주제를 자주 벗어나서 사회자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내향형 사람들은 발표할 자신이 없다고 서로 미뤘지만 막상 발표하면 알차고 조목조목 할 말을 다합니다. 그런데 외향형이 발표할 때는 분위기가 역동적이고 웃음도 많아져 즐거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발표하는 사람이 실수를 하니 웃음이 자주 터집니다. 반면에 내형형의 침착한 발표는 꼼꼼하고 논리적이어서 집중이 잘됩니다. 유형마다 고유한 장점이 있는 것이지요. 때에 따라 유리한 성격이 있을 뿐이지 어떤 유형이 더 좋은 성격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무의미한 이유입니다.

성격적 차이는 개인의 독특성을 보여주는 주요소이지만 자기 성격에 만족한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사회는 다름을 수용하기보다 “성격 좀 고쳐”라고 말하며 단점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성격은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타고 나는 기질이라 고치고 싶어도 완전히 개조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자기 성격의 부족점을 잘 안다면 이를 의식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으로 다른 성격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겠지요. 그러므로 성격유형에 대해 아는 것은 궁극적으로 서로의 장단점을 인식하면서 장점은 강화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초적인 성격 이해가 없으면 각자 가지고 있는 장점을 지나치기 쉽고 자기 성격의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니까요.

 누구나 편안하게 여기는 방식(선호 경향성)이 있을지라도 자기 성격만 고수하면 타인과 소통할 수 없으므로 성격을 보완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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