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호남 쟁탈전…與 “광주는 뿌리”·野 “깊은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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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호남 쟁탈전…與 “광주는 뿌리”·野 “깊은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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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5.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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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유능한 민주당을…광주정신 계승해 정권 재창출”
김기현, 5·18 참배 “참혹한 역사 치유…역사적 책임·과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7일 일제히 호남을 찾았다.

4·7 재보선 참패 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호남에서 선두를 달리는 여론조사가 나오는 등 흔들리는 ‘텃밭’을 확인한 여당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퇴진 후 불거진 ‘도로 영남당’ 논란을 불식해야하는 야당도 경쟁적으로 호남 민심에 러브콜을 보내는 양상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함께 이날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단을 대표해 큰 절을 올린 송 대표는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당대표가 된 만큼 국민의 삶 지켜내는 집권여당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방명록에 연암 박지원이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 쓴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을 인용한 뒤 “인습을 고치고 편안함을 버리고 당당하게 유능한 개혁 민주당을 만들어 가겠다”고 적었다.

5·18 묘역 참배 후 광주시당에서 연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선 “광주는 민주당과 대한민국 민주화 정신의 뿌리”라며 “광주 정신을 잘 받들어서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킬 것”이라고 거듭 정권 재창출을 다짐했다.

광주를 찾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선 감사 표시와 함께 “5·18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처벌하는 법을 여야가 통과시켜서 5·18 정신이 확실히 대한민국의 헌법적 정신으로 승화되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면서 5·18 역사왜곡처벌법 처리 협조를 주문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과 원내지도부도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오월 민주영령님께 깊은 추모와 존경의 마음을 올립니다”라고 적었다. 윤상원 열사, 전재수 군의 묘역에도 참배했다.

그는 “참혹했고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 될 우리 역사를 잘 치유하고 민주 영령의 그 뜻을 승계·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역사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희생 당하고 아픔을 겪고 계신 유족들과 돌아가신 모든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5·18 묘역을 찾아 ‘무릎 사과’를 한 후 두번째로 보수정당 대표로서 사과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김 대행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데 대해선 “광주를 선택했다기보다는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쏟고 노력을 더 배가해야 할 분야·지역 또 계층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를 키우기 위한 첫 행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5·18 묘역 참배 자리에 ‘광주·전남 대학생진보연합’ 소속이라고 밝힌 10여명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야욕을 위해, 권력을 위해 5·18 영령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여야는 또 경쟁적으로 호남에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역 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 호남권 에너지경제공동체 조성,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당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 송 대표는 오후에는 나주 한전공대 설립 부지를 방문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광주형 일자리’ 제1호 사업장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을 찾아 일자리 예산과 정책 지원을 다짐했다.

이런 호남 러브콜의 배경에는 호남 민심을 둘러싼 여야의 복잡한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재보선 참패 후 호남 지지율 하락의 성적표를 안아들었다. 이날자 한국갤럽 여론조사(4, 6일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52%로, 전국 평균보다는 높지만 정권 출범 후 처음으로 50%대에 머무르고 있다. 재보선 직후 조사에선 과반이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16일자 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호남 지지율이 26.7%로, 여야를 통틀어 가장 높게 나타나는 ‘이상 현상’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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