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거리두기 전면 해제…광주 곳곳 ‘불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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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의 거리두기 전면 해제…광주 곳곳 ‘불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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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1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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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번화가 인파 붐비며 ‘문전성시’
일상 회복 기지개에 업주·손님 반색
마스크 벗고 배회 취객 추태는 눈살
사회적거리두기 전면 해제 첫날인 지난 18일 오후 광주 동구 구시청 술집 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사회적거리두기 전면 해제 첫날인 지난 18일 오후 광주 동구 구시청 술집 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 18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 번화가는 757일 만에 불야성을 이뤘다.

일상 회복을 만끽하기 위한 시민들이 몰리며 거리 곳곳이 붐볐다. 2년 1개월여 동안 이어졌던 거리 두기로 조용했던 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네온 조명으로 가득찼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성들은 마스크 너머로 “얼마 만이냐”며 반갑게 인사하고, 연인들은 팔짱을 낀 채 발걸음을 서둘러 근처 술집으로 들어갔다.

양복을 입은 채 비틀거리는 직장인들 일부는 넥타이를 풀어 헤친 채 다음 행선지를 놓고 동료들과 입씨름을 벌였다.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상무중앙광장 인근 한 술집에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4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20여 개에는 발 딛을 틈 조차 없었고, 종업원들은 쉴 새 없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술집 직원 심모(24)씨는 “최근 거리두기가 점점 완화되며 손님들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많은 편이다”며 “한 달 전만 해도 쉬면서 핸드폰을 보는 날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몰려드는 손님 맞이에 그럴 여유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근처 50여 테이블 규모의 호프집도 절반 가량 손님이 들어찼다.

호프집 업주 김모(55)씨는 “회사원들의 월요일 방문 비율이 늘어난 것 같다. 이른 저녁부터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며 “당장 오늘 매출이 늘었을 것 같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동료들과 회포를 풀러 온 회사원 양모(35)씨는 “술을 마시러 나올 때마다 시간과 인원 제한으로 고민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비슷한 시간대 광주 동구 구시청 사거리 만남의 광장도 활기를 띄었다.

인근에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한 술집 입구엔 4m가량의 긴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손님들은 영업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실컷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다. 한 무리는 “자정 넘어서 놀 수 있는 게 얼마 만이냐. 어색할 정도다”, “아침 6시까지 달린다” 등 대화를 주고 받기도 했다.

한 룸소주방은 이날 인원 제한이 풀리자, 간만에 12명 규모 단체 손님을 받기도 했다.

술집들도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술값 할인 행사를 하는 등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업주들은 당장 눈에 띄는 매출 상승은 없었지만, 대부분 거리두기 해제를 두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술집 직원 한모(26·여)씨는 “지난 주말에 영업시간 해제를 두고 손님을 모으기 위해 술값을 2000원 할인했다”며 “이날 당장 큰 매출 상승은 없지만,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 만큼 더 많은 손님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룸소주방 주인 김모(36)씨는 “손님들과 인원·영업 시간 제한으로 입씨름하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하다”며 “거리두기가 강화된 날과 비교해 이날 매출이 약 20%정도 늘었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문전성시를 이루는 프렌차이즈 술집을 제외하면 거리 한 켠에는 ‘임대’ 문구가 붙은 채 불이 꺼져있는 빈 상가도 있었다. 영세한 규모의 술집에는 좌석 3분의 2가 비어 있었다.

술집을 운영하는 이모(37)씨는 “대규모 술집이 아니면 손님이 거의 없다. 영업시간은 늘었지만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직원을 뽑을 수 없어 혼자 새벽까지 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거리두기 해제 첫 날 도심 번화가 곳곳에서는 인사불성 취객들의 천태만상도 이어졌다.

과음 탓에 가로수에 구토하거나 편도 1차선 도로 위를 비틀거리며 무단횡단하는 취객들이 눈에 띄었다.

마스크 벗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을 향한 불쾌한 시선도 있었다.

시민 김모(54)씨는 “코로나19가 끝난 것도 아닌데, 길거리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어 찝찝하다”며 “이럴 때일 수록 셀프 방역을 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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