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신원파악된 5·18 행불 ‘10대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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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만에 신원파악된 5·18 행불 ‘10대 소년들’
  • /뉴시스
  • 승인 2022.05.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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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참여 끝에 사라진 17세 구두공 김재영군
계엄군 트럭에 실린 뒤 사라진 14세 김광복군

[광주타임즈]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트럭에 실려가 홀연히 자취를 감췄던 10대 청소년들의 신원이 42년 만에 파악됐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는 12일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5·18 행방불명자로 등록됐던 고(故) 김재영(당시 만 17세)군과 고 김광복(당시 만 14세)군의 신원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사망자 검시기록, 병원진료 기록 등을 확인, 행방불명보상신청서 기록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무명열사·행방불명자 신원을 파악하는 조사를 진행했다.

우선, 재영 군은 민주묘지 4-93번에 안장돼 있던 신원 미상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1963년 3월 3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재영 군은 어렸을 적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여동생을 데리고 집을 나가는 등 여의치 않은 사정에서 자라왔다. 금남로에서 구두를 닦으며 생계를 유지해온 재영 군은 5월21일 금남로에서 모인 시민들을 따라 집회에 참여 한 이후로 소식이 끊겼다.

작은 아버지인 김상학씨가 재영 군을 수소문한 결과 “총에 맞아 계엄군의 트럭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트럭이) 유동쪽으로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은 방향에 있는 상무대까지 향했으나 재영 군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재영 군은 현재 민주묘지 내 행방불명자 묘소인 10-11번에 가묘가 마련돼 있다.

광복 군은 지난해 신원이 파악된 고 양창근 열사의 이장 과정에서 나타났다. 양 열사는 그동안 4-96번 무명열사 묘역에 안장돼있다가 조사 끝에 신원이 파악돼 기존에 마련돼있던 1-38번 묘배로 이장됐다. 조사위는 1-38번에 먼저 안장돼있던 유해를 조사한 결과 광복 군의 시신으로 최종 확인했다.

1966년 3월 8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1980년 5월 21일 시위하는 군중들을 보러 잠깐 외출한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당시 가족들은 광복 군이 반팔 옷에 청바지, 슬리퍼를 신고 나갔다고 기억하지만, 시에서 발표한 신원미상 사망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인상착의를 확인할 수 없었다.

가족들은 ‘(광복 군이) 대학생들을 싣고 전남대 교정으로 향하는 계엄군의 트럭에 실린 채 사라졌다’는 목격담을 듣고 당시 압송된 시민들이 있는 화정동 국군통합병원으로 갔으나 출입을 저지당했다.

광복 군은 1990년에 이르러서야 당시 목격담을 제보한 이웃의 인우보증 끝에 5·18 관련 행방불명자로 공식 등록됐다. 현재 민주묘지 10-04번에 가묘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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