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명 다녀갔다’…5·18 하루 앞두고 추모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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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명 다녀갔다’…5·18 하루 앞두고 추모 열기 후끈
  • /뉴시스
  • 승인 2022.05.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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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참배객 규모 예년 수준 회복
“교과서에 상세하게 다뤄졌으면”·“헌법 전문 수록을”

[광주타임즈]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정부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오월 영령의 뜻과 정신을 계승하려는 참배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지난 2년 간 주춤했던 참배객 수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며 추모 열기가 뜨겁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자 몸 바쳐 헌신한 오월 영령들을 기리기 위한 참배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단체 참배에 나선 중학생들은 열사들의 행적을 전하는 해설사들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을 지그시 감으며 오월 광주의 아픔을 되새기는 모습이었다.

나주 남평중학교에 재학 중인 조영길(16)군은 박관현 열사 묘를 참배한 뒤 “열사들의 눈물 겨운 투쟁 과정이 인상 깊었다”며 “교과서에서는 열사들이 계엄군에 의해 구타 당했다, 숨졌다 등으로만 쓰여있어 자세한 내용까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참배를 통해 열사들이 무얼 위해 싸웠고 어떻게 숨지셨는지 잘 알게 됐다”AU “학생들이 5·18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며 교과서에서 5·18 관련 내용을 자세히 다뤘으면 한다고 전했다.

홍용학(60)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업국장은 나병식 열사의 묘소 앞에서 먹먹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 열사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을 처음 구성한 당사자이자 민주화에 헌신한 등불 같은 존재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출범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분이기도 하다”며 “그의 빈자리가 5월마다 너무 크게 느껴진다. 살아계셨을 적 목소리며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늘 위에서는 평온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정근(62)씨는 박금희 열사와 먼 친척 정도 된다고 밝히며, 박 열사 묘소 앞에 자그마한 국화 꽃바구니와 자신의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남겼다.

신군부가 5·18 항쟁 열사 가족들을 외부와 고립시킨 탓에, 친척이면서도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수십 년 동안 박 열사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그러다 수년 전에야 박 열사의 소식을 전해 들은 노씨는 이후 매년 박 열사의 묘소를 찾고 있다. 혹시 모를 유족들과의 만남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노 씨는 “월남전에 참전한 금희의 오빠는  국가를 위해 희생됐는데 금희는 국가가 쏜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나야 했다. 이 무슨 역사의 아이러니냐”며 “올해 만큼은 금희의 가족과 연락이 닿아 함께 추모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은 9만6307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이후 처음으로 참배객이 예년 수준인 9만 명대를 회복했다.

감염 폭증세 탓에, 정부 공식 기념식조차 99명만 입장했던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동안 참배객 2만9241명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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