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맨홀 타산지석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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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맨홀 타산지석 삼아야
  • 광주타임즈
  • 승인 2022.08.1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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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所山만평]나윤수 논설위원=지난 8일 서울 서초동에서 폭우로 유실된 맨홀을 보지 못한 남매가 맨홀 구멍안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남동생은 실종 사흘째인 지난 10일 서초동 한 버스정류장 부근 맨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고 누나 역시 11일 실종 지점에서 약 4㎞ 떨어진 동작구 동작역 근처 반포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참으로 안타깝고 충격적인 사고였다. 남매는 사고 당일 몸이 편찮은 아버지를 뵈러 부모님 댁에 다녀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효심 지극한 남매에게 뚜겅 열린 맨홀은 그야말로 지옥 문이었다.

맨홀은 사람(Man)이 들어가는 구멍(Hole)이다. 사람이 들어간다는 의미는 맨홀을 열고 막힌 상하수도를 뚫거나 전기 통신선이 불통일 때 고치러 들어가는 구멍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평소에는 두꺼운 무쇠 뚜껑일 뿐이다. 아무도 거들떠도 보이지 않는다. 맨홀의 무게는 40kg이다. 왠만한 비에는 꿈쩍도 않을 무게다. 문제는 국지성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 수압이 올라 뚜겅을 밀어 올리는 것이다.

뚜겅이 열렸다 수압이 내려 갈 때 사람이 빨려 들어가면 속수무책이다. 그런곳에 사람이 빠지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는가. 우리는 이런 어이없는 사고가 나면 “재수가 없었을 뿐이다”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하지만 오늘날 같은 기후 변화 시대는 언제든 국지성 호우가 발생할수 있다. 그러므로 언제 어디서 맨홀 뚜껑이 열려 사람을 빨아들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맨홀은 광주·전남에도 부지기수다. 서초동 두남매의 비극이 지역이라고 비켜 갈수는 없다. 지금은 땅에서 물이 솟구치면 무조건 도망치고 볼일이다. 타산지석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남의 산에 있는 돌도 나의 옥을 다듬는데 쓰는 법이다. 남의 실패를 탓하거나 비난하기 전에 내 처지를 살펴야 한다. 최소한 취약지역 맨홀에 안전장치라도 서둘러야 한다. 주변에 널려있는 맨홀이 어느 순간 사람을 당겨 죽음의 구멍으로 돌변할수 있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집밖으로 나가기전 맨홀이 어디 있는지부터 살펴야 하는 세상이다.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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