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고흥 앞바다에 침몰한 강진 옹기운반선 발견
상태바
70년 전 고흥 앞바다에 침몰한 강진 옹기운반선 발견
  • /전효정 기자
  • 승인 2022.11.28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54년 실종된 강진 칠량 봉황옹기마을 선박 추정
해양문화재연구소 추가 발굴조사·선원진혼제 예정
70년 전 고흥군 소록화도 해역에 침몰한 옹기운반선 선체와 적재된 옹기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70년 전 고흥군 소록화도 해역에 침몰한 옹기운반선 선체와 적재된 옹기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광주타임즈]전효정 기자=70여년 전 고흥 앞바다에서 실종된 옹기운반선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고흥군 해역에서 실시한 수중문화재 신고 해역 탐사에서 최초로 침몰 옹기운반선 한 척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앞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고흥 도양 소록화도 해역에서 조개를 캐던 잠수사가 유물이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토대로 지난 8월 해당 유역에 대한 탐사에 착수해 침몰선을 발견했다.

수심 약 7m 해저에 침몰한 선박은 독·장병·뚜껑 등 다양한 종류의 옹기들이 선체 잔해에 적재된 상태였다. 

강진군 칠량면 봉황옹기마을에서 오랫동안 옹기의 명맥을 이어온 국가무형문화재 정윤석 옹기장은 “주로 고흥군 해역을 통해 선박으로 옹기를 운반하러 다녔던 지역이 봉황옹기마을이고, 선박에서 확인된 옹기의 특징이 타 지역과 구분된다는 점에서 봉황리에서 제작된 옹기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해당 선박은 봉황옹기마을에서 제작된 옹기를 운반하던 중 소록화도 해역에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함께 실려 있던 백자발(백자 사기 그릇)의 제작형식으로 보아 침몰 시기는 1950년대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은 1950년대에 고흥군 해역에서 발생한 봉황옹기마을 주민의 해난 사고 두 건이 뒷받침한다.

1950년대 초반 마을 주민 3명이 여수로 옹기를 팔러 항해하던 중 거금도 인근에서 실종된 사건과 1954년에 고흥 녹동 앞바다에서 옹기운반선이 실종된 사건이다.

당시 선원들은 모두 실종되고 한 점의 유류품도 찾지 못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발견으로 근대 옹기 연구와 해상 유통방식 등을 밝혀줄 수 있는 실증 자료를 확보한 동시에 실종 사고 유족들에게 70년간 확인할 수 없었던 가족의 자취를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금도 해난사고 실종자 유족인 박종채(73세)씨는 침몰선 발견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남긴 건 군대에서 찍은 사진 한 장 밖에 없는데 아버지가 가지고 갔던 옷가지라도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향후 옹기운반선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를 비롯해, 유족들과 협의해 사고로 희생된 선원들을 위한 진혼제를 올릴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