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린 해 수능 난이도 요동쳤다” 속설…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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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린 해 수능 난이도 요동쳤다” 속설…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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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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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같은 해 시험 “역대급 불국어”…브라질 땐 ‘역대급 물수능”
월드컵 이듬해 5차례 수능, N수생 수 늘어나…올해는 9일 채점 결과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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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 경기가 열린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거리응원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교육계에는 월드컵이 열린 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난이도가 요동치고 이듬해 재수생이 늘어난다는 속설이 있다.

분석해 보니, 최근 4차례 월드컵과 같은 해 수능에서 수험생 체감 난이도가 갑자기 쉬워졌거나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이듬해에 치러진 수능은 총 7차례인데, 이 중 5차례 시험에서 재수생 규모도 늘었다.

1일 종로학원이 역대 월드컵이 치러진 해 수능 표준점수와 만점자 비율 등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 월드컵과 같은 해 실시된 2019학년도 수능은 국어가 수험생들에게 무척 어려웠다.

수능의 난이도는 수험생들의 점수가 다른 수험생들 사이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준점수로 가늠한다. 

어려우면 높아지고, 쉬우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 해 수능 국어는 최고 표준점수가 150점이었다. 전 영역 만점자가 1명이었던 지난해 수능(149점)보다도 높다. 국어 31번은 지문 길이가 길고 어려워 출제 범위를 벗어났다는 논란도 있었다.

다른 영역도 만만찮았다. 수학 나형(인문)도 전년도 대비 최고 표준점수가 4점, 가형(자연)도 3점 상승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은 전체 10%에서 5.3%로 반토막났다.

브라질 월드컵의 해에 치러진 2015학년도 수능은 갑자기 쉬워져 학원가에서 ‘역대급 물수능’이라 불린다.

수학 B형(자연)의 만점자가 전체 응시자 4.3%였다. 문제 하나만 틀려도 1등급을 받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최고 표준점수는 1년 전보다 13점이나 하락했다.

수학 A형(인문)도 1년 만에 최고 표준점수가 12점 내려갔다. 영어도 만점자 비율이 0.39%에서 3.37%로 상승했다.

남아공 월드컵과 같은 해인 2011학년도 수능은 언어(국어)와, 수리(수학), 외국어(영어) 영역의 최고 표준점수가 모두 1년 전보다 상승해 어려웠다. 수리 가형이 11점 치솟았고 언어는 6점, 수리 나형은 5점, 외국어는 2점이 각각 상승했다.

독일 월드컵의 해에 치러진 2007학년도 수능도 수리 나형의 최고 표준점수가 전년도보다 12점, 영어는 8점 줄었다. 해당 영역이 직전 시험보다 너무 쉬워졌던 것으로 평가된다.

역대 월드컵 바로 다음해 치러진 수능에서 재수생 등 졸업생 수가 늘어난다는 경향은 더 분명하다.

역대 수능 원서 접수자 기준 졸업생, 검정고시생 등 비(非) 재학생 수를 보면, 월드컵 이듬해 치러진 총 7차례 수능 중 2008·2012학년도를 제외한 5차례 시험에서 전년도보다 늘어났다.

비율로도 1996·2008학년도를 제외한 5차례 시험에서 전년도와 비교해 높아졌다.

숫자로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듬해인 2000학년도 수능에서 1만8864명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재학생이 아닌 수험생이 전체 29.5%로 1.2%포인트 높아졌다.

예외적으로 월드컵 이듬해 치러졌는데도 재수생 규모가 감소한 수능에서는 재수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독일 월드컵 이듬해인 2008학년도 수능은 직전과 달리 ‘등급제’ 형태로 치러졌다. 성적표에 표준점수도, 백분위도 없이 오직 등급만 적혔다.

난이도 논란까지 불거지며 단 1년만 시도하고 폐기된 방식이다.

남아공 월드컵 다음해 2012학년도 수능은 인문계열 수리 나형에서 출제범위에 ‘미적분과 통계 기본’이 추가됐다. 2007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됐던 첫 해였다. 문과생이 재수를 하려면 미적분을 새로 배워야 해서 부담이 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월드컵이 치러진 그 해 수능에서 고3 학생수가 늘었다면 이듬해 수능에서도 재수생이 증가할 수 있는데, 그런 상관 관계도 없었다”며 “월드컵 이후 재수생 증가는 특징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쯤 되면 수능 ‘월드컵 징크스’라 불러도 될 상황이다.

입시 전문가들도 분명한 원인을 짚어내지는 못한다. 다만, 이전의 월드컵 본선이 한창 열릴 6월에 수능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됐다는 점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매년 6월과 9월에 두 차례 모의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능 본시험을 출제한다.

임 대표는 “왜 그랬을까 하는 것은 모르는 일이지만 월드컵이 치러진 해 연도에 학생들의 학력을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제진의 예측이 빗나가 체감 난이도가 요동치는 결과를 낳았을 수 있다는 말이다.

올해 수능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 개막 나흘 전인 지난달 17일 치러졌다. 

두 번의 모의평가도 월드컵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징크스가 깨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오는 9일 평가원이 발표할 채점 결과를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임 대표는 “올 수능은 가채점 결과 국어와 수학 간의 난이도 격차가 심각했고, 수시에서 서울 지역 대학 탈락자가 지난해보다 4000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재수생 규모가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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