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 인터뷰] 공존하는 도예, 아름다운 도자…장인정신으로 빚어낸 심재천의 4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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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인터뷰] 공존하는 도예, 아름다운 도자…장인정신으로 빚어낸 심재천의 43년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3.02.23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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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심재천 작가./사진=박준호 기자
도예가 심재천 작가./사진=박준호 기자

[광주타임즈]박준호 기자=입춘(立春)이 훌쩍 지났지만 차디찬 바람이 불던 지난 22일 수요일. 옷을 여미고 발걸음을 향한 곳은 심재천 도예가의 공존 아트센터(공방). 심 작가에게 인사를 건네자 ‘봄’처럼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그의 작품 하나하나 설명을 들을 때 애정 어린 마음으로 모두가 다 내 자식 같다던 심 작가와 봄처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 본인을 소개해준다면.

1980년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도자기를 시작했다. 미대생활에 이어 대학원을 거치고 다양한 공모전에서 여러 작품들을 출품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 수상과 건축 대전 세계 비엔날레에서 수상한 바 있다. 그런 좋은 공모전들을 통해 꾸준히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또 다른 작가들과도 교류를 하며 작품들을 완성해 나간지 43년이 됐다.

30대에 들어서며 30대 초반에는 대학 교수로서 약 18년 동안 대학에서 후학양성에 힘을 쏟은 한편 세계적으로 큰 작가가 되기 위한 꿈을 펼치기 위해 일본과 미국을 두루두루 다녔다.

일본과 미국의 경기가 침체되는 바람에 중국으로 건너갔고,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작가로 작품활동을 한지는 20여년이 됐다.

그리고 좋은 기회가 생겨 중국 2개 대학교에서 명예교수와 사범대학에서 정식 교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3년여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중국에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작년 2월부터 안양대학교에서 근무하며 후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심재천 작가 공방 앞 전시돼 있는 그의 도자 작품들. /사진=박준호 기자
심재천 작가 공방 앞 전시돼 있는 그의 도자 작품들. /사진=박준호 기자

■ 화순이 고향인지? 

고향은 전남 장성 남면 옆 동네인 평산리가 고향이다. 2015년에 내려와보니 경치도 좋고 작가 생활하기 적당한 곳이 화순이라 생각돼 작업실을 화순으로 얻게 됐다.

 

■ 도자기 공예에 입문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어 관심을 가져왔다. 고등학교 때부터 미술대학을 입학하기 위해 여러 가지 미술공부를 하고 준비를 해왔다.

또 다른 생활보다 여러 공방을 돌아다니며 현실적으로 공방에서 작가들과 교류하며 현장 실습을 통해 많은 것들을 체득하고 익혀왔다.   

그 전에 유년시절 직접적으로 만들고 접하지는 않았지만 장상 남면 옆 평산리에 거주했을 때 옆 마을에 옹기를 만드는 곳이 있었다. 그때 가끔 한 번 씩 흙을 만질 기회는 있었다. 

심재천 작가 도자 작품들. /사진=박준호 기자
심재천 작가 도자 작품들. /사진=박준호 기자

■ 도예가로서 느끼는 화순군의 특징은?

화순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고 또 유네스코 자원을 두 개나 보유하고 있는 정말 좋은 고장이다. 여러 산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곳이라 풍광적으로 너무 훌륭하다. 

또 서양화가의 대가 오지호 화백과 그의 아들 오승우, 오승윤 화백을 비롯해 한국화 하는 여러 유명한 작가들을 배출한 곳이기에 이러한 분들의 기(氣)를 받을 수 있는 곳이 화순만의 특징이다.

 

■ 4월 9일까지 화순군립석봉미술관에서 기획초대전 ‘공존’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준다면 그리고 소감은?

우선 지역 작가로 초대해준 군청과 여타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번 전시회는 화순에 장착한지 약 8년여 만에 이루어지게 됐는데 정말 고무적이고 지방에서 처음 개최하는 개인전이기에 더 뜻 깊은 것 같다.

사실 서울이나 유명 갤러리에서 항시 기획 초대전만 해왔다. 이번 31번째 기획 초대전을 화순군립석봉미술관에서 하게 된 것은 저에게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고 또 화순군민을 비롯해 지역민들과 예술적인 부분을 공유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앞으로 지금의 작품보다 더 발전한 모습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심재천 작가가 운영하는 공존 아트센터 내 다정카페.                         사진=박준호 기자
심재천 작가가 운영하는 공존 아트센터 내 다정카페. 사진=박준호 기자

■ 화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숨쉬는 도자기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고향이자 휴식처인 화순에서 도자기 교육으로 후배들을 양성하는 것을 보면 대선배로서 더 뜻 깊을 것 같은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면서 항시 대중들하고 함께 하는 것이 도자 예술의 근본이다. 그릇과 컵 인테리어 소품 등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따라가고 있으며, 놓여 지는 공간에 따라 아름답게 꾸며지는 것이 도자 예술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소품들을 생활과 연계해 ‘쓰임’이라는 가치로 같이 살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또 도자를 배우고 가르치는 여러 후배들과 강사들이 더욱더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는 문화적인 여건은 여러 대중들이 도자 예술을, 도자기를 사랑했을 때 더욱더 발전하리라 생각한다.

 

■ 화순군은 오지호 3부자 등을 배출하며 예향의 도시였지만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화순에서 활동하시는 심 작가께서 다시 한번 예향의 도시 명성을 되찾기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문화정책이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하는지?  

오지호 화백과 김환기 화백 등 유명한 작가들이 우리 지역인 광주‧전남에서 탄생을 했다. 그때 그 시절, 그분들은 정부에서 어떠한 지원이나 혜택도 받지 못했다.

지금은 모든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 기관들과 전남도, 각 시‧군 등 지자체에서 적절하게 작가를 문화적으로 국민들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토대와 향토를 만들어주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예전에는 가난해도 작가들이 자신의 의지로 헤쳐 나갔지만, 지금의 많은 젊은 작가들은 어려운 환경을 적응하기에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학생 때부터 30대까지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서 집안에 뒷바라지가 없으면 성장하기 정말 힘들다.

그렇기에 지자체와 광역단체에서 좋은 문화 공간을 열어주고 예술 활동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정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다시금 느끼고 있다.

이를 통해 작은 꿈나무들이 더욱더 발전해 제2의 오지호, 제2의 김환기가 나왔으면 하는 게 작은 바램이다. 

심재천 작가가 도자를 구울때 사용하는 가마. /사진=박준호 기자
심재천 작가가 도자를 구울때 사용하는 가마. /사진=박준호 기자

■ 심재천 작가에게 ‘화순’은 어떤 의미인지?

화순은 조용히 작업하려 내려온 곳이다. 내려온 지 어언 8년째, 꾸준히 작업을 하고 있는데 경치도 좋고 모든 지역민들이 살갑고 내 고향 같아서 심적으로 편안하다.

예술적으로도 여건이 좋다. 특히 도자에 있어서만큼은 재료가 중요하다. 강진에서 청자토가, 화순 춘양면에선 옹기토 점토가, 가까운 지리산에선 산청 점토가 나와 지역 점토를 이용해 작품 활동하기에도 좋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순엔 나무가 많아서 제재소가 많다. 제재소에서 좋은 땔감을 얻어 가마를 통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문화유산과 좋은 선‧후배들 뜻과 정신까지 있다. 

마음적인 측면, 재료적인 측면, 정신적인 측면 등 모든 게 완벽해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창작의 에너지로 꿈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곳이 화순이다.

그래서 저에게만큼은 화순은 예술 활동하기에 굉장히 적절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심재천 작가 도자 작품들. /사진=박준호 기자
심재천 작가 도자 작품들. /사진=박준호 기자

■ 끝으로 심재천에게 ‘도예’란?

어렸을 때부터 전통 도자를 배워온 저에게 도예는 제 삶 그 자체다. 청자부터 시작해 분청사기, 순수 백자 등 이런 기본들을 토대로, 전통 토대로 그 위에 심재천의, 심재천만의 특색 있는 문양과 질감 등을 발전시키기 위해 43여년  동안 노력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으로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고, 국내에서도 최고로 유명한 미술관에서 전속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하루하루 많은 고민과 갈등으로 내일의 아름다운 도자를 만들기 위해, 좋은 작품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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