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장성 성산 은행나무, 관광자원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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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장성 성산 은행나무, 관광자원으로 재탄생
  • /장성=유우현 기자
  • 승인 2023.03.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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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함께한 성산마을 상징…나무뿌리 도롯가 파손 등 주민 불편 야기
군, 장성천변 일원으로 107그루 이식 작업 착수…명소화 사업 등 추진
장성군이 장성읍 성산마을 도로변 0.5㎞ 구간에 식재된 은행나무 107그루를 장성천 일원으로 이식을 시작했다.                                                                      /장성군 제공
장성군이 장성읍 성산마을 도로변 0.5㎞ 구간에 식재된 은행나무 107그루를 장성천 일원으로 이식을 시작했다. /장성군 제공

[장성=광주타임즈]유우현 기자=‘보존과 제거’의 기로에 놓였던 72년 수령을 자랑하는 황금빛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이식을 통해 새롭게 탄생하게 됐다.

장성군은 장성읍 성산마을 도로변 0.5㎞ 구간에 식재된 은행나무 107그루를 장성천 일원으로 이식을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가로수로 식재한 은행나무는 전체 126그루였지만 19그루는 병들어 제거했다.

성산 은행나무 가로수 길은 열매와 잎을 채취해 주민 소득을 확보할 목적으로 1970년대에 식재된 가로수다. 마을을 노랗게 물들인 풍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수십 년의 세월을 거치며 마을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지만, 주민들에게는 골칫거리였다.

자라난 뿌리가 보도블록을 망가뜨리거나 건물 담장에 균열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시장 수요 감소로 바닥에 쌓인 채 방치된 열매들은 악취를 자아냈다.

장성군과 성산 주민들은 지난 2016년부터 은행나무 이식에 대해 고민해 왔다. 수 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와 설문조사, 군민참여단 회의를 진행하는 등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장성군과 지역민들은 은행나무 이식 장소로 마을과 가까운 장성소방서 옆 장성천변을 최종 낙점했다.

장성군은 나무들이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거쳐 올해 2월부터 이식 작업에 착수했다.

성산마을 주민 이모씨는 “오랜 시간 함께 한 은행나무를 떠나보낸다는 생각에 섭섭한 마음도 있지만, 장성천에서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성군은 성산 은행나무가 새롭게 자리 잡게 될 장성천 일대를 마을의 역사가 담긴 명소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나무가 있던 도로변은 한층 탁 트인 경관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식 작업이 순조롭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은행나무 주위로 광케이블, 상수도, 전기선, 통신선 등이 지나가다 보니 뿌리와 가지가 다치지 않게 나무를 들어내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은행나무를 최대한 보호하고, 안전 관리 감독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50년 추억을 품은 성산 은행나무를 아름다운 경관으로 재탄생시켜 성산마을의 역사·관광적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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