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눈물, 양파·무·배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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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눈물, 양파·무·배추까지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7.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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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논설위원 고운석 = 우리가 먹고있는 채소 중 원산지가 유럽인 경우는 드물다. 한데 그 드문 식물 중 하나가 양배추다.

추위에 강하고 왠만한 더위에도 잘 자란다. 먼저 북해에서부터 제노바만에 걸쳐 자생했다. 헤브루인들은 양배추를 잘 몰랐지만 켈트족, 라틴족, 게르만족 등이 서력기원 초기부터 양배추에 입맛이 길들여졌다.

재치있는 농부들이 여러종의 양배추를 교배하여 품종개량에 성공했다. 긴 대에 달린 싹배추의 원산지는 플랑드르지방으로 추정된다.

프랑스에서는 18세기부터 재배가 시작되었다. 싹배추와 마찬가지로 속 찬 양배추나 꽃양배추도 야생양배추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근동지방 사람들이 종자를 선별한 결과이다. 16세기경 이러한 다양한 양배추 종들이 제노바인들에 의해 다시 유럽으로 돌아 들어왔다.

그런데 헤브라이언들이 이집트를 탈출할 때 가장 아쉬워했던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양파이다. 양파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채소중 하나로 대접받는다. 양파가 인간의 기본식량 역할을 충실히 해온 까닭이다.

양파 재배는 4,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시작했다. 양파는 또 이집트의 무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양파는 지중해 동부 연안에서 인도아 대륙에 걸쳐 야생으로 자생한다. 양파류에 속하지만 염교(Chalote)는 절대로 야생으로 서식하지 않는다. 염교는 맛으로 로마제국에서 널리 인정받는다.

염교를 「아스칼로니아」라고 부른 건 로마인들 뿐이다. 이 말은 「아스칼론의 양파」라는 뜻이다. 참고적으로 아스칼론은 이스라엘의 한 도시 이름이다.

한데 이런 양파가 일본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경남 창녕에 가면 양파시원지가 있다. 이곳은 창녕 성씨 집성촌으로, 부자였던 성혜림씨 아버지가 일본에서 양파씨앗을 가져와 시험재배하면서 무안까지 퍼진 것이다.(성혜림은 북 김정일의 처이자 김정남의 어머니다.)

그런데 최근 눈물의 양파가 되고있다. 본격 출하기부터 농산물 가격이 줄줄이 하락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여기다 또 농촌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온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도 경연난이 가속되면서, 총체적인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농협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본격적인 출하시기부터 마늘·양파 등 주요 양념류를 비롯해 무·배추 등 채소류까지 예년보다 도매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농민들이 한숨짓고 있다.

서울 가락도매시장 상품기준 주요 채소류 가격 동향을 보면 마늘의 경우 7월 초 기준 kg당 가격은 2,300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795원과 비교할 때 무려 39%가 떨어졌다. 양파가격은 지난해 이맘때 가격에 비해 반토막 났다.

양파의 kg당 가격은 648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658원에 비해 무려 61%나 폭락했다. 무·배추와 양배추, 당근, 부추 등 엽근채류도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조미채소류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파는 39%, 감자는 26%, 건고추는 19% 하락했다. 쌀값 역시 재고 과잉과 계절적 영향으로 역마진이 발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지 쌀값은 지난달 25일 현재 20kg들이 한포대당 4만2,685원으로 올해의 수확기인 가을까지 이같은 가격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무안에서 양파를 재배하고 있는 김 모(50)씨는 "올해 200t을 생산했는데 팔린 것은 10t뿐"이라며 "도로에 방치해 놓고 있어도 워낙 헐값이라서 도둑도 외면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농산물 가격파동이 지속되면서 산지유통시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지역농민들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산지유통시설의 경우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최소한의 가격을 보장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영업에 타격을 받고있다. 한데 한·중FTA 체결이 현실화되면 그 충격은 상상을 넘을 것 같다.

정부 특히 농림당국은 농가를 보호하고 경영 위기에 처해있는 APC 구제할 대책을 속히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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