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심의 정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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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심의 정당성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10.0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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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논설위원 최수호 =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다. 따라서 세상을 살다보면 탐이 나거나 누리고자 하는 그 무엇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샘이 나는 그 무엇을 대하면 부러워하거나 미워하는 시기심을 일으키곤 한다.

그리고 시기하는 마음을 극복하고 예방하려고 이상적인 평등을 강조하고 제도적으로 평등의 이상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하지만 갈망과 현실의 불일치를 온전히 극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평등은 강조하면 할수록 평등에 대한 욕구는 채워지기 어렵고, 불평등에서 발생한 시기심은 평등이 보장되어도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강해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제아무리 평등한 사회를 갈구한다 해도, 사회가 기회의 평등을 균등하게 부여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평등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인간세계에서 불평등을 완전히 제거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시기심을 느낄 수 있는 개연성이 존재하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니 자신이 갈망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화를 내고 분통을 터트리며 적대적으로 반응하면서 시기심을 일으키는 삶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시기심은 적대적인 감정이 공격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인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열정적인 감정이며, 행동하게 하는 동인(動因)이며, 개인의 특성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기심은 적대적인 공격행동을 곧 할 것이라는 예상이 전제된 감정이거나, 다른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를 삼가고 있을 뿐 공격적 적대감을 표현할지는 확실치 않는 감정일 수도 있다.
전자는 적대적인 행동으로까지 옮겨지도록 강짜를 부리는 마음으로 ‘실질적 시기심’이라한다면, 후자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다른 사람이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 어떤 대응을 취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는 마음으로 ‘비우호적인 시기심’이라 수 있다.

시기심은 자신이 간절히 원하고는 있지만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못함을 탐하는 감정이므로 적대감은 시기심에서 비롯되지만 우리는 수치심 때문에 시기심의 공격적인 면을 인정하고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적대감’만을 기준으로 시샘하는 다양한 시기심을 이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사실 무엇에 대해 적대적 반응을 할지, 어떻게 공격적 행동을 취할지, 적대적 공격의 상상만 하고 말지, 사악하게 파괴할지, 공격적인 태도를 언제 취할지 확실치 않다.
그리고 시기심에 불타는 경우 대개는 시기의 대상을 직접 공격하여 자신의 적대감을 표현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보다는 시기의 대상이 지닌 다른 물건이나 지위나 인격 등을 손상시키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시기심에 사로잡힌 적대감을 표출하기도 한다.

시기심이란 ‘얻을 수 없는 것’ ‘포기할 수 없는 것’에서 느끼는 갈망이 절박한 욕망으로 간주되어 불평등의 감정에 사로잡혀 적대적 반응상태에 있음이다.
갈망하는 것을 얻기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포기할 수 없거나 포기하기를 원하지 않는 관계가 형성되면서 지속적으로 갈망하는 상태라면 시기심이 발동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기심이란 ‘얻을 수 없는 것’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취하고자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 ‘얻을 수 없는 것’ ‘포기할 수 없는 것’을 가진 자와 비교하여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적대적으로 반응하는 마음인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갈망한 바를 소유한 사람에 대한 ‘감탄’은 상대를 거울삼아 자신도 그와 같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면 시기하는 자에게는 다른 사람이 소유한 것을 자신도 획득하고자 하는 야심을 자극할 뿐 적대감을 불러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 자신을 자랑하는 ‘뽐내기’는 성공하지 못한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상처받은 사람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부당한 행동일 수 있다.
이처럼 뽐내는 행동이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수치스럽게 하면 상대로 하여금 자신을 방어할 정당한 근거와 이에 맞서 적대적으로 반응할 권리를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평등함과 공정함은 부러움을 사는 자에게도 부러운 사람을 인정하게 하고 적대심을 포기하도록 요구한다.

하지만 부러운 사람이 부러운 사람일 만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만 적용된다.
즉 정당한 방법으로 된 부러운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당한 부러움에 대해 적대적으로 반응한다면 정당화시킬 수 없는 적대감을 드러내는 시기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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