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세일요트 ‘혈세 먹는 하마’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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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세일요트 ‘혈세 먹는 하마’될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8.01.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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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광주타임즈]송명준 기자= 신안군이 지난해 7월 여행상품으로 출시한 세일요트 ‘천도천색호’가 운항 실적 6개월 동안 하루 평균 적자만 62여만 원인 것으로 나타나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군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안군에 따르면 총사업비 16억을 투입해 길이 16.22m, 너비 9.46m, 깊이 2.64m로 건조된 38톤급의 신안 ‘천도천색호’는 동절기 안전 점검과 시설 보수를 마치고 지난 10일부터 본격 운영을 재개한 상태다.

이런 정도라면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요트다. 신안 다도해의 경관 또한 타 지역의 요트관광 코스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려함을 자랑한다. 신안군이 천혜자연을 활용해 전남 최고의 요트 사업을 시도하려는 의도는 좋아 보인다.

문제는 운영이다. 수도권과 전국에서 방문할 관람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수지타산도 맞춰야 하지만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사업운영에 전문성을 가진 요원도 필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신안군의 요트사업은 갈 길만 먼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왠지 불안해 보인다.

신안군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개월 동안 총 4천여 명이 요트에 승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중 요금을 내고 승선한 사람은 1290명으로, 하루 평균 7.2명 수입 23여만 원의 성과에 그쳤다.

이에 비해 지출은 수입의 4배에 가까운 1억5300여만 원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 적자만 1일 평균 62여만 원인 수치로 군민들 사이 ‘혈세 먹는 하마 전락’ 우려를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특히 신안군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세일요트 관련 지난해 인건비는 1억400여만 원, 유류비 1000여만 원, 홍보·정기점검·수리비 3900여만 원으로 이는 줄일 수 없는 고정비용임을 감안한다면 군민들의 우려가 ‘기우’는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신안군은 이러한 적자운영에도 불구하고 ‘설상가상’ 당초 군비 36억 원을 들여 행정선으로 건조된 2004호선을 54t급 파워보트로 신조해 오는 4월경 추가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속 없이 외관만 부풀려 ‘속 빈 강정’을 만들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당초 2004호 행정선은 기존 행정선의 선령 초과로 신안군 1만2000㎢의 관내 해역의 어업지도와 해양자원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자 5년간에 걸쳐 추진한 다기능 행정선으로 지난 2013년 6월 첫 취항했다.

또한 당시에는 72개 유인도서의 응급환자 발생 시 구형 행정선으로는 긴급후송이 불가해 도서군의 지역 여건에 부합하는 신개념의 고속선박 건조가 절실한 실정이었던 관계로 많은 군민들의 기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2004호 행정선의 요트관광 상품 변경 소식은 유인 도서민들에게는 상당한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의견들이다.

일부 도서민들은 벌써부터 “행정선이 할 역할이 분명이 있고 관광선이 할 역할이 있을 텐데, 행정선을 관광상품으로 내 놓으면 도서민들은 응급시에 어쩌란 소린지 모르겠다”며 “응급환자가 날짜 맞춰 생기는 것도 아니고, 누구를 위한 행정이냐”는 불만들을 내놓고 있다.

이렇듯 일관적이지 못하고 성급한 결정의 행정들은 자칫 자치단체의 치적 쌓기로 치부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선거직이다 보니 어떤 형태로든 군 행정에 대한 홍보는 필요하다.

하지만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것을 마치 당장 이뤄질 것처럼 장밋빛 내용으로 포장해 발표하거나,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일 처리는 군민을 속이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국한 신안군만의 일은 아니다.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들은 결과야 어찌됐든 거창한 홍보부터 먼저하고 본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청사진의 사업들을 펼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결과가 더욱 중요하다.

자치단체장까지 나서 대대적으로 홍보한 정책들이 용두사미로 끝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이러한 정책들은 군민들이 행정을 믿을 수 없게 만들고 만다.

외관만 화려한 정책으로 자치단체의 치적 쌓기의 모양새 보다는 정직한 행정으로, 군민들이 공감하고 살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내실부터 쌓는 모습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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