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념논쟁이 부른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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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이념논쟁이 부른 참극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7.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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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근현대사를 지나오면서 좌우익의 이념대결로 우리사회는 혹독한 아픔을 겪어왔다.

하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병적일 만큼 고질적인 정치적 이념대결은 인터넷상에서 연일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다. 일베도 그렇고, 국정원 사건도 이념대결의 연장선이라고 볼수 있다.

급기야 인터넷상에서 벌어진 논쟁이 살인사건으로 비화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7일 백 모씨(남)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백씨는 지난 10일 오후 9시 10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김 모씨(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3년 전부터 같은 사이트에서 활동하면서 진보적 입장을 함께했으나 1년 전부터 정치적 견해가 갈라지면서 감정의 골이 상당히 깊어졌다고 한다.

경찰은 일단 이번사건을 사이버 세상에 과몰입하다가 토론을 넘어 상처를 주기 시작한 게 비극의 발단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에 인터넷 정치 논쟁이 개입된 것은 우리 사회의 토론 문화는 현재 심각한 경고등을 켜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막말과 거친 말,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인터넷·SNS 논쟁 문화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작금 인터넷·SNS는 중도를 배제한 보수-진보의 첨예한 갈등의 온상이 되고 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이 확인되면 수백, 수천 건의 인신공격까지 쏟아지는 \'브레이크 없는 화약고\'가 되기도 한다. 거친 용어는 물론이고 걸핏하면 누굴 처단하자는
내용이 심심찮게 떠돈다.

이같은 삭막하고 험악한 토론 문화는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분화하고 진화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그 책임은 현실 정치권에 있다.
정치인들은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을 충동질하고 왜곡하기 일쑤다. 최근 정치인들이 쏟아 놓은 막말을 다시 입에 올리기가 부끄러울 정도이다.

우리나라 정치문화에서 유머가 사라진지 오래다.

어쩌면 국민성을 탓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6월엔 MBC TV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윤후의 안티카페까지 생겨 세상을 경악케 했었다. 논란을 일으키자 포털 측은 해당 카페
에 대해 접근 차단조처를 취하는 선에서 일단락 됐다.

인터넷에선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만큼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 보호도 중요하다.

더욱이 ‘안티’라는 의미조차 모를 어린이에게 행해진 일로 우리 사회에 큰 상처로 남았고 사이버 공간 자정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 살인 사건을 ‘보혁 갈등이 빚은 참극’이라고만 단정지을 수는 없어도 우리사회의 병적인 이념대결과 넷티즌 문화를 치료해야 할 명분과 계기로 삼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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