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문제는 판매가격 대책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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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문제는 판매가격 대책부터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7.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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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이월한 논설위원 = 며칠 전 어느 지역 한우협회의 요청으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무더운 여름철이고 해서 얼마나 찾아올까 걱정도 했었지만, 지역이 넓고 축산세가 커서인지 많은 한우인 들이 찾아와서 자리를 메워 줬다. 그리고 그분들과 2시간 정도를 같이 보내면서 현재 한우산업의 어려움과 절박함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강의 시작 전에 열린 이 지역한우협회의 지부장의 인사말에는 비장함이 담겨 있었다. 협회에서는 앞으로 정부에 한우대책수립을 촉구하기 위해서 단계적으로 삭발과 단식투쟁을 병행하여 투쟁하겠다는 것이다. 이 삼복더위에 그 사람들이 당하게 될 힘든 고통에 대하여 사뭇 가슴 아픈 애정을 느꼈다. 그렇게 해서라도 대책이 마련되면 오죽 좋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지금 정부 당국에서는 한우산업에 대하여 뚜렷한 대책도 없이 그냥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무대책주의로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대책을 세울 수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그것 보다는 정부에서는 농가의 어려움을 아직도 모르던지, 아니면 나름대로 어떤 꼼수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한우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가격의 차이에 있다. 즉 생산농가의 낮은 한우판매가격이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유통의 복잡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책은 소비자에게 생산지 가격이 그대로 전달되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을 판매를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서는 기대할 수가 없다. 그 사람들은 그게 생활수단이기 때문에 일정한 마진을 챙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누가 할 것인가. 대답은 생산자 단체에서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기네 물건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적이라고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한우협회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지금은 한우소비홍보에 많은 자금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그 자금으로 판매장을 임대하여 협회에서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협회에서는 판매원을 고용하여 한우고기를 판매하는데, 이때 판매가격은 협회에서 연동제로 생산자 가격을 참고하여 결정하면 될 것이다.

즉 그곳에서는 그 지역에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한우고기가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가 있고, 기존 판매업자들에게는 가격을 낮추도록 무언의 압력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비가 원활하게 이루어져서 사육과다에 의한 적체현상이 해소되고, 나아가 불황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본다.

한우고기는 세계적으로 맛있는 쇠고기로 이름이 나 있다. 오랜 기간 우리의 곁을 지킨 한국인의 소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키우면서 살아가는 농민들이 어렵다는 것은 참 잘못됐다고 본다. 정부는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으려고 하지 말고 한 가지라도 잘 해서 한우인의 고통을 풀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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