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모르는 청소년의 비밀…셀프 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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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모르는 청소년의 비밀…셀프 성형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8.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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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주타임즈] "연예인들처럼 예뻐지고 싶은데…."

주부 김모(45)씨는 최근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의 가방을 정리해주다 적잖이 당황했다.

눈이 감기지 않도록 특수 제작된 안경으로 쌍꺼풀을 만들어 준다는 '쌍꺼풀 안경'부터 얼굴형을 갸름하게 바꿔준다는 '페이스롤러', 집게로 코를 고정시켜 콧대가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코집게' 등 가방 안에는 스스로 얼굴을 고칠 수 있다는 이른바 '셀프 성형 기구'들이 가득했다.

초등학생의 단순한 호기심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김씨는 곧장 딸아이에게 따져 물었다. 하지만 김씨를 더욱 당황하게 만든 건 대수롭지 않다는 딸아이의 반응이었다.

딸아이는 "연예인들처럼 예뻐 보이고 싶어서 호기심에 구입했다"며 "같은 반 친구 대부분이 한 두 개씩 성형 기구를 가지고 있어 싫증이 나면 바꿔 쓰기도 한다"고 대답했다.

김씨는 성장기 청소년들이 검증이 제대로 안 된 기구들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다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했다.

김씨는 "어린 아이들이 여자 연예인들의 외모를 부러워하며 벌써부터 외모에 신경 쓰는 것도 문제지만 검증이 안 된 기구들을 미성년자들도 아무렇게 살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아직 덜 자란 청소년들이 기구들을 사용하다 피부나 뼈가 다칠까봐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셀프 성형 기구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쌍꺼풀 안경을 비롯해 이른바 'V라인' 턱선을 만들어 준다는 턱선 교정기와 롤러 등 셀프 성형 기구들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고, 인터넷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셀프 성형 기구와 관련된 검색어를 입력하면 자극적인 홍보문구가 담긴 판매 사이트가 우르르 쏟아졌다.

현행 표시광고법상 거짓이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 사이트 대부분은 일정시간 이상 반복적으로 사용하다보면 자연스러운 성형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사실인양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또 성형관련 카페와 개인 블로그 등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판매가격과 구입방법 등을 안내하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판매되는 기구들의 가운데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했거나 인증기관으로부터 안전성 등을 검증 받은 제품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와 만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 때문에 셀프 성형 기구를 구입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중학교 2학년인 서모(14)양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구입하기 반 친구들 대부분이 셀프 성형 기구를 가지고 있고, 어른들이 쓰는 화장품을 가지고 다니는 친구들도 많다"며 "여자 연예인들처럼 예뻐질 수 있다는 말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셀프 성형 기구를 사용해도 별 문제가 없을까.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오히려 뼈나 피부가 손상되거나 성장을 방해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세준 성형외과 전문의는 "피부와 뼈가 성인에 비해 연약한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셀프 성형 기구들을 사용하는 것은 외모를 망치는 지름길"이라며 "성장기가 끝나지 않은 청소년들이 무리하게 셀프 성형 기구를 사용하다보면 피부가 손상되고, 턱 관절이 틀어지거나 변형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눈꺼풀과 같이 피부가 얇은 곳에 장시간 사용할 경우 눈꺼풀 처짐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 셀프 성형 기구의 효과가 일시적일 뿐 무리한 힘을 가하거나 장기간 사용할 경우에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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