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6시께 서울 한남동 모 식당으로 부부동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가는 기옥 대표를 뒤따라 들어가 모욕을 주고 술잔에 담긴 술을 기 대표의 얼굴에 들이부었다. 김씨는 “내가 누군지 아느냐”는 기옥 대표의 물음에 “친구(박찬구 회장) 배신한 기옥 대표 아니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옥 대표 측은 “김씨를 모욕과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면서 “현재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박찬구 회장의 재판에 기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왜 미행을 하면서까지 이런 행위를 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씨는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두해 “술을 먹던 중 기 대표를 발견하고 순간적인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뒤따라가 술을 부었다”면서 “이미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미행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넘게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씨는 박 회장과 기 대표 간 인연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기 대표가 박 회장을 배신했다고 보고 있으며 박삼구ㆍ찬구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지켜보면서 기 대표의 행보에 서운함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동문 사이인 박 회장과 기 대표는 ‘금호가(家) 형제의 난’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서로를 깊이 신뢰하는 사이였다. 2006년 11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한 배경에도 박찬구 회장과의 두터운 친분 때문 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측은 기 대표가 이른바 금호가(家) 형제의 난이 발생하자 박 회장을 몰아세우는 데 앞장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 해임 직후 그룹이 박 회장 집무실을 부수는 과정에서 기 대표가 임원들을 세워놓고 "박찬구 회장 절대 못 돌아오니 혹시라도 다른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후 기 대표는 금호산업 건설부문 대표를 거쳐 현재 금호터미널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