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용 성적표’따로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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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용 성적표’따로 있다니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10.1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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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취업용 성적표를 신청하면 자동으로 F학점이 빠지는‘취업용 성적표’가 따로 있다고 한다.

일부 대학들이 학생들의 성적증명서를 열람용과 제출용(취업용)으로 구분해 발급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열람용과 별도로 취업 등을 위해 발급하는 성적표에는 F학점과 학점포기, 재수강 등이 표기되어 있지 않아‘학점 세탁’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피할수 없게 됐다.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자료를 제출한 236개 대학 가운데 열람용과 제출용으로 성적증명서를 이중 발급하는 곳은 70개 대학(30%)으로 조사됐다. 51개 대학(22%)은 F학점을 아예 삭제한 취득 학점을 기준으로 성적을 표시했다.

유명 사립대학들에서도 이러한 행위가 일어나고 있고 자료를 제출한 국공립 대학 중 일부는 허위사실을 기재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취업난이 심한 상황에서 학생들을 도와주는게 뭐가 잘못됐냐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더욱 어처구니 없다.

당장 신입사원을 뽑아야 하는 기업들은 황당하다. 대학 생활의 성실성과 학업 성취도를 볼 수 있는 중요 자료가 부풀려진다면, 뭘 보고 평가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학문을 가르치는 대학이 이런 편법을 동원한다면, 정직하게 성적표를 낸 학생들과 그렇잖아도 취업이 안되는 지방대학생들이 보는 손해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묻고 싶다.

자율이라는 이름 하에 벌어지는 대학들의 성적세탁은 결국 대학이 사회의 불공정행위를 조성하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악화시키는 행위다.

앞서 토익이나 국내 유명대학 졸업증명서 등 자격증명서를 위조·의뢰한 뒤 취업 등에 활용한 11명이 무더기 적발했다.

제주지방경찰청 국죄범죄수사대는 지난 8월 인터넷 검색사이트를 통해 외국인등록증, 토익성적표, 대학졸업증명서 등을 위조해 각종 범죄에 활용하고 있다
는 첩보를 입수, 문서위조책이 개설한 계좌의 거래내역을 확인하고 위조를 의뢰한 인적사항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위조된 국내 유명 대학 졸업증명서와 토익을 취업과 승진에 활용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문서위조책에게 50만원을 건네주고 원하는 자격증을 의뢰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단 제주지역에 국한되는 일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우리사회에 만연하게 퍼진 학교성적 위조와 자격증 문서위조 등은 상대를 짓밟고라도 출세하려는 경쟁지상주의의 병폐의 단면이다. 편법과 불법을
다름 아닌 상아탑이 앞장서고 있다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한심스럽다. 학벌과 스펙 지상주의를 무너뜨릴 채용문화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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