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점심값 모아 퇴임장학금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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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점심값 모아 퇴임장학금 쾌척
  • /박주영 기자
  • 승인 2020.08.3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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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대 정아란 교수, 519만 원 기부…“학생들 위한 버킷리스트”
日 3000원씩 모아 2000원은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 에 기부
송원대 최수태 총장(사진 왼쪽)과 정아란 교수.                                        /송원대 제공
송원대 최수태 총장(사진 왼쪽)과 정아란 교수. /송원대 제공

[광주타임즈]박주영 기자=“학생들을 위한 버킷리스트였는데, 너무 적어 참 민망스럽습니다.”

교단에 선 14년5개월동안 매일 3000원씩 모아 퇴임식 날 학생들에게 장학금 등으로 돌려준 대학교수가 있다.

송원대 유아교육과 정아란 교수는 31일 퇴임식에서 “마지막 버킷리스트”라며 편지와 함께 장학금 519만원을 학교측에 전달했다.

정 교수는 “늦은 공부로 꾸벅꾸벅 걸어오면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격언을 가슴에 담은 채 못난 저를 임용해주신 대학 측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버킷리스트를 한 가지씩 성취하는 희열를 맛보던 중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고자 총장님께 도움을 청한다”고 편지에 썼다.

이어 “2006년 4월부터, 2020년 8월까지 173개월동안 근무하며 하루 1000원씩 점심값을 모아 519만원이 되어 적지만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드리고자 한다”며 “지금에 와 보니 너무 적어 민망스럽다”고 했다.

정 교수는 전임교수로 근무한 173개월동안 하루 3000원씩 모았다. 그 중 1000원은 학생 장학금, 나머지 2000원은 국제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 후원금으로 모았다.

정 교수는 “(장학금 지급) 방법은 잘 모르지만, 대상은 ‘유아교육과 재학생으로, 부모와 이웃에게 효도하는 학생’으로 해주시길 원한다”고 밝혔다. “성적과는 절대 상관없이 훌륭한 인성의 소유자이고, 효도하는 학생에게 수혜됐으면 좋겠다”며 “다만 이것이 씨앗이 되어 다른 교수님들도 조금씩 협조가 된다면 더 기쁠 것 같다”는 마음이기도 하다.

“아무 것도 없는 빈 연구실에서 ‘마지막 마음’을 적었다”며 송원대와의 멋진 인연과 오랜 기간 몸담은 대학의 무궁한 발전을 빌며 편지 글을 맺었다.

최수태 총장은 “그동안 학교를 위해 열심히 봉사해 주셨는데 퇴임하는 그날까지 너무나도 고맙고 아름다운 마음을 받았다”며 “교수님의 바람처럼 무엇보다 인성이 우수한 인재육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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