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KT, 고강도 조직 개혁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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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KT, 고강도 조직 개혁 '신호탄'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4.0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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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직원 20% '특별 명예퇴직'...적자로 인건비 감축

[경제=광주타임즈]황창규 회장이 만신창이로 전락한 KT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선택한 카드는 직원의 20% 가량을 정리하는 '특별 명예퇴직'이었다.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 자발성을 띤 명예퇴직이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KT 전체 직원 3만2451명의 70%에 해당하는 2만3000명이 대상자다. 이들 가운데 명퇴를 신청하는 인원이 약 20% 수준인 6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사실상 KT가 본격적인 인력구조조정에 들어갔다고 시장에선 바라본다.

이번 인력 감축의 본질은 적자전환된 KT를 살리기 위한 인건비 감축.

KT는 지난해 직원 급여로 2조772억원을 지출했다. 인력이 20% 가량 줄어들면 연간 4000억원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명예퇴직금 지급으로 1회성 경비가 조단위로 발생하겠지만 연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복지제도 감축을 단행하면 타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번 명퇴 단행과 함께 KT는 ▲본인 학업 지원 축소 ▲자녀 대학 학비 보조 완전 폐지 ▲자녀 중고등학교 학비 축소 ▲복지 포인트 연 160에서 130으로 축소 이후 실적 및 고가에 따라 상향 ▲업무용 통신회선 무제한 폐지 등 복지 혜택 축소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력 감축이 주로 유선부문에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본다.

KT는 오는 5월부터 현장 영업, 개통, AS, 플라자 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를 KT M&S, KTIS, KTCS 및 ITS 7개 법인 등 계열사에 위탁할 예정이다. KT는 계열사들의 늘어나는 업무부담을 감안, 이번에 명퇴하는 직원들은 근속기간이나 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명예퇴직금을 지급받거나 개인의 선택에 따라 KT M&S 등 그룹 계열사에서 2년 간 근무할 수도 있도록 했다.

문제는 이 업무의 대부분이 유선 업무라는 점.

유선 분야는 그동안 지사에서 직접 현장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무선분야는 임헌문 커스터머 부문장 아래에 있는 마케팅부에 소속돼 대리점 같은 유통점 관리 등의 업무를 해 왔다.

결국 계열사에 위탁되는 업무의 대부분은 유선분야. 계열사 근무를 희망하는 명예퇴직 인력 역시 유선 쪽 업무를 담당해온 인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명퇴 대상자 2만3000명 중 9500명은 이 분야 종사자로 KT 입장에서는 최소 9500명 인건비는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황 회장 역시 KT를 살리기 위해서는 유선의 수익성 악화를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인건비 감축을 최우선으로 과제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KT로써는 수익성은 저하되더라도 과거 공기업 시절부터 해오던 유선 분야를 아예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돈이 되지 않더라도 가져가야되는 유선 사업을 살리려면 어쩔 수 없이 인건비 감축이라는 '날 선' 메스를 들이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지난 1월 취임 때부터 실시됐다. 황 회장은 비대한 KT에 '조직 슬림화' '융합'이라는 키워드로 조직 개편을 해왔다.

당시 황 회장은 지원조직의 임원급 직책 규모를 50% 이상 축소하고, 슬림화에 따른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영업력 강화에 주력하도록 했다. 전체 임원 수도 27%나 줄였다. 앞으로 이런 인력 줄이기와 조직 슬림화는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KT 내부 관계자는 "삼성의 슬림하고 빠른 조직에 익숙한 황 회장이 KT에 오면서 업무가 겹치는 부서나 불필요한 조직이 많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여전히 공기업 문화에 젖어 있는 임원들, 업무 처리에 느린 직원들에게 삼성 'DNA'를 심으려는 노력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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