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들은 ‘얕은 처신’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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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들은 ‘얕은 처신’ 말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4.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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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산소통을 메고 구조 활동을 할 계획이 아니라면 정치인은 현장 방문이나 경비함 승선은 자제하라.

이 말은 노회찬 전의원이 정치인들의 진정성 없는 참사현장 방문에 날린 뼈 있는 돌직구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사고 당일 실종자 가족들이 식음을 전폐하고 가족의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혼자 의자에 앉아 컵라면을 먹다 구설수에 올랐다.

또 서 장관은 침몰 사고로 희생된 학생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 수행원 3~4명을 대동하고 나타나, 한 수행원이 서 장관보다 몇 걸음 먼저 빈소 앞에 다가가 유족에게 입구 쪽을 가리키며 “교육부장관님 오십니다”라고 귓속말을 건네 격한 항의를 받는 등 망신살을 샀다.

이는 전세계가 참사에 비통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공복(公僕)의 얼빠진 행태여서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로 선출된 유한식 현 시장도 지난 18일 청년당원들이 마련한 술자리에 참석, 폭탄주를 돌리고 건배사와 박수 소리에 동참해 논란이다.
이에따른 새누리당의 대응도 입살에 오르고 있다. 유 시장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고’조치로 끝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민이 갖가지 모임들을 취소하고 음주 또한 자제하고 있는 마당에 고위 공직자의 직분에 맞는 행실이 아님은 분명하다.

부적절 처신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일행이 지난 20일 진도 시신안치소를 방문했을 때 동행한 송영철 안전행정부 감사관은 “기념사진을 찍자”고 말해 이에 격분한 유족들에 거센 항의를 받았다. “300명을 저 바다에 처넣고 기념사진 찍자는 당신들이 사람이냐”는 가족들의 격한 반발이 쏟아진 것이다.

부적절 처신으로 망신살 대열에 합류한 지역 정치인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위원장 임내현 의원이 마라톤 행사에 참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임 의원은 지난 20일 지역에서 열린 마라톤에 직접 참가해 세월호 침몰 애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을 위기에 처했다.

또 민형배 광주시 광산구청장도 참사 당일 공무원들과 술판을 벌였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전 국민이 비통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구청 공무원들이 집단으로 회식하며 건배하며 술을 먹는 데 대해 눈살을 찌푸렸다고 한다.

공복(公僕)의 처신은 매우 중요하다.

온 국민이 참사에 대한 무력감에 시달리고 살아있는 자로써의 미안한 마음이 큰 만큼, 책임자적 위치의 공복의 흠결은 더욱 눈밖에 도드라져 보일 수 밖에 없다.

얕은 처신으로 체면을 구기고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고위 공직자들은 행실의 격을 높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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