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배회 환자 많아"…요양병원 안전 관리 '도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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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배회 환자 많아"…요양병원 안전 관리 '도마위'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6.0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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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 후 사망 빈번…군 보건소 "통보받은 적 없어, 행정조치 無"
[장성=광주타임즈] 장용균 지가= 29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장성 효실천사랑나눔 요양병원(이하 효실천요양병원)에서는 개원 이래 병원을 이탈한 환자들의 사망사고가 빈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화재 참사 역시 80대 입원 환자의 방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병원 측의 허술한 환자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요양병원 지도감독권을 쥐고 있는 군(郡) 보건소 역시 "사망사고를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밝혀 행정지도에도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일 경찰과 119, 장성 삼계면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 참사가 발생한 효실천요양병원에서는 2007년 11월 개원 이후 확인된 것만 3건의 병원 밖 환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첫 사망사고는 개원 2주만인 2007년 12월9일 발생했다. 치매증세로 입원중이던 박모(당시 88세) 할아버지가 실종된지 3일 만에 인근 고추밭에서 발견됐다. 박 할아버지는 같은 달 7일 새벽 병원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병원을 나온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확인됐다.

이어 2009년 2월에는 병원을 몰래 빠져 나온 70대 뇌경색 환자가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차에 치여 숨졌다.

입원한 지 8개월된 이모(76)씨는 같은 달 18일 오후 9시30분께 간호사의 주의가 소홀한 틈을 타 병원을 빠져 나온 뒤 다음날 오전 6시5분께 병원으로부터 3㎞ 가량 떨어진 삼서면 부구마을 앞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중 상무대 보병학교 차량에 치여 숨졌다.

개방형 병동에서 생활해온 이씨는 "집에 보내달라"며 수차례 귀가를 요구하고 무단외출도 몇차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7월에는 의료진의 주의가 소홀한 틈을 타 병원을 빠져 나온 주모(78)씨가 사흘 만에 6.5㎞ 가량 떨어진 함평군 월야면 한 하천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익사에 따른 심폐부전이 사망 원인이었다.

주씨는 당초 중증 치매환자 병실에 입원했으나 병실이 부족하자 경증 환자들이 입원한 1층 개방형 병실로 옮겨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3층은 폐쇄형으로 엘리베이터로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반면 1층은 개방형이어서 수시로 출입이 가능한 상태였다.

병원측은 환자 이탈사고가 잇따르자 '입원 서약서'와 '노인병동 보호자 동의서' 등을 미리 받았지만 "환자관리가 허술했다"는 유족들의 반발에 장례비와 위자료 등의 명목으로 각각 2000만원 안팎을 지급했다.

이처럼 이탈 사고가 잇따른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해당 병원이 1인당 30만원 이하로 환자들을 저가 유치하면서 정작 필요한 의료진은 인건비 문제 등으로 제대로 확충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화재가 난 별관에는 79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지만 의사는 없고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2명만 근무중이었고, 희생자가 몰려 있던 2층에서는 34명의 환자를 간호조무사 1명에 관리중이었다.

보건소의 지도감독도 허술해 개원 이후 수차례의 사망사고가 발생했지만 정작 보건소 측은 "사망 사고를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가 숨지는 일이 발생하면 당연히 현장 점검 등을 통해 행정처분이 내려졌을텐데 그런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담당 직원은 "지난해에만 2차례나 담당 직원이 재배치되면서 요양병원 지도감독이 촘촘하게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병원 앞 4차선 도로인 24번 국도 교차로에 야간에는 점멸식 신호등만 운영되고 있는 점도 사고 위험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주민은 "교통사고도 문제지만 일단 밤마다 배회하는 환자가 많았고 경찰의 도움으로 재입원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며 "환자 관리시스템이나 인력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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