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악천후 속 9시간 걸친 구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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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악천후 속 9시간 걸친 구조 ‘눈길’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6.2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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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소방서, 산악119구조대
[순천=광주타임즈] 이승현 기자 = 순천소방서(서장 이기춘) 산악119구조대는 지난 22일 지리산 삼도봉 인근에서 산행 중 좌우 하지 경련 증세를 보인 부상자를 업고 안전하게 하산했다고 밝혔다.

산악119구조대(대장 최형안)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2시경 요구조자 김씨(남·24세)는 동명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봉사활동 동아리에서 극기 체험을 겸해 이날 친구 20명과 함께 지리산산행에 나섰다가 급격한 체력 소모로 인한 좌우 하지 경련으로 쓰러져 주위 친구들의 신고로 119구조를 받았다.

산악119구조대원들은 당시 번개가 치고 안개가 몰려와 헬기 이송이 불가함에 따라 2시간 가량 산을 올라가서야 요구조자를 발견했다.

하지만 하산하는 등산로가 수풀이 우거져 구조대원들은 삼도봉까지 1.5km 가량 오르막길을 2시간동안 교대로 요구조자를 업고 이동하는 악전고투를 거듭했다.

삼도봉에 도착 시간은 오후 7시. 안개는 더욱 짙어졌고 빗줄기는 점점 거세진 상황서 어둠까지 몰려왔고 환자의 상태도 호전될 기미가 없는 최악의 상황.
삼도봉에서 노고단 대피소까지는 5.5km.

구조대원 3명이 교대로 요구조자를 업고 1시간 가량을 이동, 노루목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던 차에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간근무조가 구조상황을 듣고 조기 출근해 노고단에서 1500m 고지를 한걸음에 뛰어온 것.

부상자를 인계받은 야간 근무조는 부상자의 젖은 발에 곧장 자신의 등산화를 신겨주고 남은 4.5km 가량을 힘겹게 이동한 끝에 밤 11시 10분께가 되서야 노고단에 도착했다.

악전고투 끝에 구조활동을 마친 한 산악구조대원은 “산행 시 알맞은 복장을 착용하고 등산로가 아닌 곳은 출입하지 않되 자신의 체력에 알맞게 무리한 산행은 자제하라”며 “힘든 과정이었지만 진한 동료애 덕에 무사히 부상자를 구조해 뿌듯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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