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인양’ 실종자 가족 결정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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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인양’ 실종자 가족 결정 존중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10.2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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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편집국장 김미자=세월호 실종자 10명의 가족들이 26일 밤 세월호 선체 인양 여부를 구체적으로 논의해, 결과가 결정되면 27일 공식 발표한다.

실종자 가족들은 회의에서 수중 수색을 지속할지, 아니면 선체를 인양할 것인지를 논의하며,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고 한다.

현재 진도에 남아있는 것은 전체 10가족 중 9가족으로 이들은 3분의 2 다수결로 결정하자는 의견과 만장일치로 하자는 의견이 엇갈렸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는 실종된 304명 가운데 294명의 시신만이 인양됐다.

10명은 여전히 실종상태인 것이다. 지난 7월 18일을 마지막으로 안타깝게도 3개월 넘게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

선체 대부분의 수색은 끝난 상태이고, 나머지 일부 구역은 부식으로 압착돼 사실상 잠수부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최근 현지 수중수색업체 일각에서 “수색 종결상태”라는 발언이 나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겨울이 다가오면서 수온이 급격히 낮아져 수색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사실상 결단이 필요하다.

그간 실종자 전원을 찾을 때까지 선체 인양에 절대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혀온 가족들이 선체 인양 여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자체만으로 진일보한 것이다.

실종자 가족측 변호사도 “가족들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해 합의가 임박한 분위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일부 가족이 반발해 회의장을 떠나기도 했지만 결국 마음을 돌린 것이다.

침몰 이후 6개월이 넘는 시간을 이제나 저제나 마음 졸이며 현지에서 풍찬노숙하며 버텨온 가족들이 인양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진도해역은 지금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수온마저 뚝 떨어지면서 잠수사의 작업은 조만간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잠수사들도 무리한 잠수가 이어지면서 잠수병 위험이 심각해지고 있다. 실종자 수색에 진전이 없는 데도 수색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하루 수색 비용만 3억 5000만원이 든다는 국감 자료가 나왔다.

마지막 시신을 인양한 이후 들어간 비용만도 3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본 실종자 가족이니 현실을 외면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실종자들이 아직도 차가운 진도 바다 밑에서 안식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족들이 ‘인양’을 입에 담는 것 자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는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선체인양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을 현명한 판단이라고 본다.

겨울철 바닷속 선체에서 벌이는 수색 작업이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인양 검토’ 발언과 관련, 일부 언론이 ‘실종자 가족 인양 수용’, ‘인양 전격 합의’ 등 추측성 보도로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도 했다. 속보성 보도는 자제돼야 한다.

하루빨리 선체를 인양해 정밀 탐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만 이 또한 가족들의 용단이 있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27일인 오늘 실종자 가족들의 결정이 발표된다. 어떠한 결정을 내리더라도 일단 최대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종자 전원을 찾을 때까지 선체 인양에 절대 반대한다”는 것은 실종자 가족뿐만 아니라 온 국민도 한마음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떠한 결정도 아픈 결단이라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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