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무장헬기 매일 5~6대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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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무장헬기 매일 5~6대 출격”
  • 광주타임즈
  • 승인 2017.01.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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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여단 506항공대 옛 부대원들 증언
“기관총 장착 500MD헬기 출격지시 명령서 내려와
출격 장교들 포상…軍, 관련 작전일지 등 공개해야”

[광주=광주타임즈]박선옥 기자=5·18 민주화운동 당시 기관총을 장착한 무장 헬기가 매일 5~6대씩 광주에 출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무장 헬기 투입은 없었다'는 신군부의 주장을 뒤집는 것으로, 군이 민주화 시위에 나섰던 광주시민들을 사실상 적으로 규정하고 작전에 나섰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증언이다.

대구 달서구 와룡산 일대에 위치했던 육군 항공여단 31항공단 506항공대에서 복무하고 1980년 5월1일 전역한 김상집 전 참여자치21 대표는 지난 18일 같은 부대원이었던 후임 2명으로부터 이 같은 증언을 들었다고 19일 밝혔다.

김 전 대표는 "506항공대에 80년 5월20일부터 5월27일까지 음어(陰語)로 된 출격 지시명령서가 내려왔고, 이에 따라 '캘리버 30' 기관총을 장착한 500MD헬기가 매일 5~6대씩 광주로 향했다는 진술을 후임들로부터 들었다"고 설명했다.

신분 비공개를 요청한 김 전 대표의 후임도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기 곤란하지만 무장 헬기가 5·18 당시 광주로 간 것은 맞다"고 밝혔다.

5·18 당시 헬기 무장을 담당했던 506항공대엔 전주 송천면 파견대에서 파견된 8대를 포함, 총 22대의 500MD(조종사·부조종사·무장사 2명 등 4인승)가 있었다고 김 전 대표는 설명했다.

506항공대에서 80년 4월까지는 시위 진압용 최루가스 살포 훈련만 해오다 5·18 직전에는 500MD에 '캘리버30' 기관총을 장착하고 훈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대 부대원들은 5·18 당시 시민군들이 헬기를 향해 총을 쏠 것을 우려해 광주 출격을 꺼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후임들이 헬기 조종을 담당했던 장교들에게 '광주 출격을 서로 안 하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고, 5·18 이후 출격했던 장교들은 포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포상을 받은 사람들은 분명히 헬기에서 기관총을 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탄흔 감정 보고서를 통해 '공중 정지 상태의 헬기에서 기관총(M60) 사격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한 것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고 김 전 대표는 주장했다.

5·18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김 전 대표는 "80년 5월21일 금남로에서 무장한 500MD를 분명히 목격했다"며 "'캘리버 30'은 총열이 5개이지만, 탄환 크기가 7.62㎜다. 전일빌딩에 남은 탄환 크기와 밀집도로 미뤄 500MD에서 '캘리버30'을 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헬기 기관총 발포 명령을 누가 했느냐를 밝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군에서 506항공대의 헬기 운항·작전 일지를 공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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