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줘야 하나"…명절 스트레스 1위 '세뱃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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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줘야 하나"…명절 스트레스 1위 '세뱃돈'
  • 광주타임즈
  • 승인 2017.01.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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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탓에 직장인들 26.8% "세뱃돈 줄이겠다"
[사회=광주타임즈]직장인 윤모(34)씨는 설 연휴 조카들 세뱃돈 부담에 어깨가 무겁다. 양가 부모님께 각각 20만원씩 드리는 용돈도 버거운데 5명이나 되는 조카들의 세뱃돈까지 챙기기에는 지갑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음 달에는 첫 아이 출산도 앞두고 있어 들어갈 비용이 많은 상황이라 한숨만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민족 최대 명절인 설에 즐거움과 고민을 동반한다. 연휴 기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에 들뜨지만 '조카들에게 얼마나 줘야 하나', '나이에 따라 누구까지 줘야 하나' 등 세뱃돈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있다.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세뱃돈은 1960년대 초반까지 세배에 대한 성의 표시로 돈 대신 곶감, 대추 등의 과일과 음식으로 나눠줬다. 이후 1960년대 후반 경제 성장과 함께 10원짜리 지폐를 주고받으면서 세뱃돈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덕담과 함께 세뱃돈을 주는 문화가 정착됨과 동시에 액수도 증가해 부담도 배가 되고 있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세뱃돈 비용'이 명절 스트레스 1위 자리를 차지한 지는 오래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빠듯한 살림에 기본 수십만원 정도 지출되는 세뱃돈은 큰 부담으로 작용될 수 밖에 없다.

빵집을 운영하는 장대진(49)씨는 "불황 탓인지 매달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직원급여와 월세까지 내고 나면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랄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며 "조카들 세뱃돈은커녕 부모님 용돈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다. 당장 연휴에 가게 문을 닫는 것도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직장인 홍모(38)씨는 "양가 부모님 용돈 20만원에 처조카 4명, 외조카 6명 세뱃돈까지 챙기다보면 70만원 이상이 훌쩍 넘어간다"며 "월급은 박봉인데 물가는 오르고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세뱃돈마저도 부담으로 느껴지는 현실에 씁쓸하다"고 말했다.

유치원생 조카를 둔 직장인 윤지혜(29·여)씨는 "취업하고 첫 명절인 만큼 부모님 용돈도 두둑이 드리고 조카들 세뱃돈도 챙겨주고 싶다"면서도 "생활비에 학자금대출까지 갚느라 여유가 없다. 조카들 나이도 어리니 1만원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직장인들은 올해 설 경비로 평균 37만3000원을 사용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0% 액수를 세뱃돈으로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최근 직장인 1642명을 대상으로 '설 예상경비'에 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녀 직장인들이 세뱃돈으로 평균 17만1000원을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물가 고공행진 속에 직장인들이 전체 경비는 높게 잡은 반면 세뱃돈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잡거나 오히려 줄일 계획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뱃돈에 대해서는 '비슷하다'(67.8%)는 응답이 많았다. 지난해보다 세뱃돈을 '늘릴 것'이란 응답은 5.4%에 불과했으며 이보다 5배 이상 많은 26.8%의 직장인은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또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세뱃돈 적정금액은 미취학아동 또는 초등학생은 1만원,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취준생은 5만원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오민성(41)씨는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오로지 월급만 오르지 않고 있다"며 "회사에서 '떡값'명목으로 상여금을 받았지만 양가 부모님 용돈, 교통비로 쓰기에도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오씨는 "눈치가 보여 조카들 세뱃돈을 아예 안줄 수는 없고 올해는 나이별로 액수를 정해 중학생 5만원, 초등학생 1만원, 유치원생 5000원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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