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구속 오너리스크 현실화…'뉴삼성'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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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구속 오너리스크 현실화…'뉴삼성' 타격 불가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7.02.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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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삼성' 전략 타격 불가피 전망, 미래성장동력 확보 '흔들'
신규채용·국내외 M&A·투자 큰 차질…국가경제 전반 타격 우려도

[경제=광주타임즈]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전격 발부되면서 삼성은 대내외 경영에서 커다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등기이사로 취임한 이후 본격 추진해온 '뉴삼성' 전략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삼성이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서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강력하게 추진해온 미래성장동력 확보 작업 역시 크게 흔들리게 됐다.

'오너리스크'가 현실화된 가운데 '오너 공백'이 회사의 중대한 의사결정과 전략수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17일 법원은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청구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올해 경영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된 삼성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 수사가 시작된 뒤 대기업 총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삼성가에서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오너 구속이라는 사태를 맞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사상초유의 구속상황에 처하면서 그룹 역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케 된 것이다.

3년째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과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마비됨으로써 삼성의 주요 의사결정과 대내외 일정은 줄줄이 연기되고 있는 상태다.

삼성은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지난 해 11월 중순부터 사장단 및 임원 정기인사, 대내외 행사 등을 미루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어왔다.

올해 신입사원 채용 계획도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1만4000명가량을 채용한 삼성은 아직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단 임원 인사가 나야 하는데 이 부회장 구속으로 상황이 매우 어렵게 됐다. 총수 부재사태로 인해 인사 및 조직개편은 차질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채용 계획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공채는 보통 3월부터 시작하는데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이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 경영구도 재편을 위해 추진해온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논의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이 부회장은 올해를 '뉴삼성'의 원년으로 삼고자 '지주사 전환 검토'라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59%에 불과하다. 자사주를 제외하고 오너가와 삼성그룹사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율은 총 18.15%(삼성생명 특별계정 0.54% 포함)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절반이 넘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 부회장의 지분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게 되면 지주회사는 자사주를 통해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부회장의 부재로 삼성이 지난해부터 보이고 있는 공격적인 M&A(인수합병) 행보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굵직굵직한 투자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장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8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는 삼성의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작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와 소액주주들이 이익 추구 차원에서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하만 내부에서는 최순실 사태와 연관된 삼성의 오너리스크 확대에 우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인수합병이건 임직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이같은 기류가 번지게 되면 인력 이탈 현상 등이 벌어질 수 있어 주요 대주주 역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계는 하만 인수뿐만 아니라 삼성이 추진하고 있거나 향후 사업 계획에서도 문제가 빚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만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구속된다고 해도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을 보고받게 되지만 직접 현장에서 현안을 챙기는 것과 사후보고를 받는 것은 명백히 시간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면한 과제이자 '차세대 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사업추진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 지휘에 나선 이 부회장은 경영전면에 나선 뒤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미래 먹거리 사업' 키우기에 속도를 내왔다.

전략적 판단아래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업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해온 것이다.

시장과 기술의 변화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속도를 안정적이고 빠르게 낼 수 있는 방법은 M&A가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큰 투자나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오너의 부재는 결론 도출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표기업인 삼성의 총수가 부재상황이 된다는 것은 삼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외국에선 회장이 구속되면 회사의 방향성이나 경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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