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제4형사부(항소부·부장판사 임주혁)는 영아살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30대 여성 A 씨에 대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개월(공소장 변경에 따른 직권 파기)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A 씨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으로 영아의 사망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점 등은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숙한 영아를 출산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영아를 출산한 뒤 방치, 살해한 사안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동종 범죄와의 양형상 균형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 씨는 2016년 8월 3일 오전 지역 한 곳 자신의 집에서 28주 가량된 미숙한 영아를 분만한 뒤 두 겹의 이불에 얼굴이 보 이지 않게 둘러싼 다음 비어있던 옷상자에 넣어 방치함으로써 결국 영아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아이를 일찍 출산할 징후가 있었음에도 병원에 가지 않은 채 출산했으며 출산 뒤 등을 문질러주거나 하체를 자극해 호흡을 촉진, 영아가 호흡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생아 출산에 따른 치욕감, 채무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미숙아를 양육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측은 ‘영아는 분만 과정 중 또는 분만 직후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A 씨에게는 영아살해의 고의가 없었다.
분만 직후 다량의 출혈로 인해 기절할 정도로 신체·정신적 상태가 좋지 않았다.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