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14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 복원 기술원 직원들이 백운산 바위틈에서 죽어 있는 반달가슴곰(KM-55·5년생 수컷)을 발견했다”며 “사냥도구인 이동형 올무에 오른쪽 앞발이 걸려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종 복원 기술원, 영산강유역환경청, 광양시는 안일한 자세로 책무를 저버렸다”며 “반달가슴곰이 지리산을 벗어나 광양 백운산, 경북 김천 수도산 등으로 서식지를 옮겼지만 기관들은 예산 타령만 하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지난달 백운산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가 구성됐는데도, 미흡한 조치로 멸종위기종 희생을 초래했다”며 “‘곰 한 마리쯤이야’라는 인식으로 서로에게 관리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서식 환경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KM-55처럼 새로운 곰이 다시 백운산으로 거처를 옮길 것”이라며 “지리산에는 수신기가 없는 반달가슴곰이 전체 수(약 56마리)의 절반에 이르고, 이 중 일부는 백운산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행정·환경당국은 위치 추적기가 없는 반달가슴곰의 서식 환경 조성을 위한 현장 조사에 나서야 한다.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공원관리공단은 그간 관계기관과 백운산 지역 서식지 안정화를 위해 불법 엽구 수거 등을 펼쳤으나 미처 제거하지 못한 올무에 KM-55가 희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올무 설치자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반달가슴곰 등 야생동물과 공존을 위한 주민 협력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