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보따리장수의 선행 ‘잔잔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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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보따리장수의 선행 ‘잔잔한 감동’
  • /신안=임세운 기자
  • 승인 2020.07.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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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지원금 등 보태 100만원 신안군에 기탁
2017년엔 10년 적금 부은 1000만원 시설에 기부
“50년간 신안서 생필품 팔며 생계 이어가 감사”
신안군에 성금 기탁한 ‘보따리 장수’ 김우돌(오른쪽)씨와 박우량 군수.     /신안군 제공
신안군에 성금 기탁한 ‘보따리 장수’ 김우돌(오른쪽)씨와 박우량 군수. /신안군 제공

[신안=광주타임즈]임세운 기자=반백년 신안의 섬들을 돌아다니며 장사해 모은 돈을 잇따라 기탁한 70대 ‘보따리 장수’의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50여 년동안 여행용 가방에 생필품을 담아 섬 곳곳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해온 ‘보따리 장수’ 김우돌(72·여)씨.
김 씨는 29일 압해읍 신안군청을 찾아 100만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70만원과 장사를 해 모은 돈 30만원을 보탰다.

김 씨는 지난 2017년에는 1000만원의 통큰 기부를 했다. 기부금은 치약과 칫솔, 손톱깎기, 양말, 가방 등을 팔아 10년 동안 적금을 부어 모았다. 당시 김 씨는 신안군의 아동 및 노인복시시설 등 2개소에 500만원씩을 기부했다.

광주에서 태어나 현재도 광주에서 살고 있는 김 씨가 연고가 전혀 없는 신안군과 인연을 맺은 이유는 먹고 살기 위해서였다.

가진게 없어 발품을 팔아서라도 돈을 벌어야 했던 김 씨는 상대적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적은 신안의 섬들을 찾았고, 벌써 50여 년의 세월이 지났다.

처음에서는 2~3명이 함께 다녔으나 지금은 혼자서 장사에 나서고 있다. 섬 주민들은 물론 읍면사무소 직원들은 오랜 단골이 됐다.
김 씨는 박우량 신안군수와의 소중하고 고마운 인연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

김 씨는 이 날 성금을 기탁하면서 “45년 전 증도면사무소로 물건을 팔러 다닐 때 일이다”면서 “그 때 먼 섬들을 돌며 장사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작은 물건이라도 꼭 사주곤 했던 ‘키다리 직원’이 바로 지금의 박 군수”라고 소개했다.

증도면사무소는 1974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박 군수의 첫 근무지이다.

김 씨는 “예나 지금이나 저한테 물건을 사주고 마음을 함께 나눠 준 신안군청 직원들과 주민들이 있었기에 아이들을 잘 키우고 생계를 이어 갈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작은 기부라도 계속 실천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약속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마음이 그래서 그런지 힘이 있고 표정이 매우 밝았다”면서 “신안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그 날도 압해도로 장사하러 간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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